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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숲72

풍경과 풍경 사이 풍경과 풍경 사이 -화성 용주사 목어 진란 아무도 떠나지 않은 팔 월, 감기는 눈을 고이고 나른해지는 참이다 -물 맑은 어느 수로에서는 왁자한 난장인데 선연하게 몸을 솟구치는 성질 급한 것들이 잡히기를 거부하는 몸짓으로 파닥거린다 어쩌면 인어였을 아니라도 그들만의 세상이었을 바다, 낚아 .. 2011. 10. 2.
늪과 픅 늪과 픅 진란 슬픔이란 저런 색깔이지 온통 잠겨 있고 잠잠히 차고 뚝방을 넘기도 하지만 흐르지 않는다는 것 늪에서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흐르지 않고 마르지 않고 네 발자국을 기억하는 것 네 속내를 들여다보게도 하지 않는 깍쟁이처럼 픅 파져있는 늪, 그 오래된 슬픔의 수평 2011. 10. 2.
소매몰도 소매몰도 -몽돌 진란 오랜 세월 몸을 갈아 누구에게 보내는 연서를 썼을까 온몸으로 단정히 써내려간 짭쪼롬한 해서체 뒤돌아서고서도 다정한 바람으로 물때마다 열리는 헤어날 수 없는 인연으로 둥글게만 드러나는 가벼움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고통으로 흔들리는 섬들, 그 불륜의 상흔 다시 밀물.. 2011. 10. 2.
길 위에서 길을 묻다 길 위에서 길을 묻다 진란 길 위에 서 있을 때, 나 또 하나의 길이었다 꽃을 바라보고 그를 불러줄 때, 나 또한 꽃이었다 바람 밖으로 가열찬 마음 밀어낼 때에도 난 바람이었다 햇살 받쳐주던 푸른 잎새들이 내 머리에 머물 때 그 잎새 밖으로 난 길을 따라올라 구름으로 가벼워지고 먹장구름 기대어 .. 2011.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