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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평·책속의한줄35

진란 작품론-박성현"혼신을 다해 뜨거워지는 화엄의 한가운데" 2024년 미네르바 봄호 진란 시인 작품론 혼신을 다해 뜨거워지는 화엄의 한가운데 박성현 온기 없는 골목에서, 혼자 시 쓰기는, 문장의 지문에 해당하는 ‘문채’(文彩)를 빚는 과정이다. 시인의 독특한 개성은 물론이고, 그가 지향하는 이념과 의지, 예술적 가치관 등 시를 향한 모든 행동과 열정이 포함된다. 그만큼 창작에는, 지문 없는 손가락이 불가능한 것처럼, 이 문채를 벗어나서는 손톱만 한 이야기도 허용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산책 가운데 우연히 접어든 ‘골목’이, 인기척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물의 즉물-형상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시인은 “사람꽃 져버린 자리, / 온기 없는 골목이 슬그머니 미끄러진다”(진란, 「골목」)라는 표현을 이끌어내고, 이로써 그의 문채는 시인의 모든 감각을 중첩하면서 그가.. 2024. 3. 16.
실체적 시학과 견딤의 시학 /하 린 ▣ 진란 시집 『혼자 노는 숲』 서평 실체적 시학과 견딤의 시학 ― 진란, 『혼자 노는 숲』, 나무아래서, 2012. 하 린 (시인) 진란 시집 『혼자 노는 숲」에는 해설이 없다. 그 대신 시 창작에 관한 시인의 짧은 에세이가 담겨져 있다. 시를 쓰게 된 동기, 시를 쓰는 과정, 시 창작에 대한 .. 2012. 8. 11.
[진란]사랑법 한결추천시메일-2611(진란 作 /사랑법) 사랑법 진란 너를 보내고 비로소 시를 쓴다 너를 보내고 비로소 연애를 한다 가까이 있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는데 흘러보낸 너의 등 뒤로 시간이 따라갔고 그림자에 묻힌 나는 속절없는 계절로 흘렀다 옆에 있을 때에는 뜨거움으로 질투 하고 안.. 2012. 6. 30.
[진란]그 여자가 있는 풍경 한결추천시메일-2558(진란 作 /그 여자가 있는 풍경) 그 여자가 있는 풍경 진란 여러 해 묵은 가지의 틈을 헤집는 돌개바람 탄력을 잃은 목선의 주름진 고랑 사이 밤새 웅웅거리던 귀울음 앉은 딱지에서 하나씩 비집고 나오는 매화 꽃잎들 눈雪속에서 파르르 떨고 있다 저렇게 핀다는 것은 .. 2012. 6.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