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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숲72

5월 5월 진란 꽃 피고 새 울고 이렇게 좋은 날에는 제일 좋은 것으로 너를 기쁘게 하려 아껴두었는데 막상 네 앞에서는 생각나지 않더라 하늘이 유난히 맑고 파란 날에는 아스라이 바라보고 또 보아도 그립던 네 마음 같아서 가장 아름다운 말씨 하나 깊이 숨겨두고 더 좋은 날, 아껴둔 사탕 조금씩 녹여먹.. 2011. 10. 2.
그 여자가 있는 풍경 그 여자가 있는 풍경 진란 여러 해 묵은 가지의 틈을 헤집는 돌개바람 탄력을 잃은 목선의 주름진 고랑 사이 밤새 웅웅거리던 귀울음 앉은 딱지에서 하나씩 비집고 나오는 매화 꽃잎들 눈雪 속에서 파르르 떨고 있다 저렇게 핀다는 것은 독한 짓이다 생살을 찢는 일이 그만 있었겠는가 폭.. 2011. 10. 2.
불멸의 새가 울다 불멸의 새가 울다 진란 언어의 새들이 붉은 심장 속에 둥지를 틀다 관념의 깃털을 뽑아 깔고 그 위에 씨알을 품었다 쓸쓸한 귀를 열고 이름 없는 시인의 가슴으로 들어간 밤 어지러운 선잠에 들려올려지는 새벽, 어디선가는 푸른 환청이 들렸다 꽃-피-요 꽃-피-요 2011. 10. 2.
자서自序 - 눈물나는 잠꼬대-기형도, 그를 읽는다 자서自序 눈물나는 잠꼬대 -기형도, 그를 읽는다 육체는 떠나도 영원한 젊은이로 살아있는, 시어들, 독백은 생명의 무수한 촉수로 슬픈 한 생을 더듬어 보는 허우적거림이다. 아니, 그의 손자국, 발자국, 한숨소리다. 쓸쓸히 홀로였던 낯선 바닷가에서 만나는 기형의 소나무다. 그 길 위에 길이 있었다... 2011.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