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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숲72

느티나무와 하늘 느티나무와 하늘 -문덕수시인 진란 버리지 못할 이름처럼 품고 돌아왔네 살면서 떼어내지 못하던 이름 석자처럼 은빛 도는 눈썹과 윤기 나는 은발 뿌연 거울 속의 그리울 눈동자처럼 박혀 보따리에서 쏟아져 나오는 낡은 풍경들- 사람들, 이야기들, 세상 빛을 보지 않았던 우화들이 세월과 악수하지 .. 2011. 10. 2.
화두 화두 진란 스무 살 넘어서는 무엇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사는 일이 하도 모호해서 좀더 확실한 것을 갖겠다고 여기저기 경계를 긋곤 했지 다가올 시간들이 나를 보장해주는 게 없어 불확실한 것들이 불안해서 확실한 선을 자주 그었지 떠난 길 위에서 실패를 반복하다 알게 된 것은 그때 선 자리보다 더.. 2011. 10. 2.
통고通告 통고通告 진란 아이들의 입김으로 둥글어진 비눗물이 공기 속으로 떠다닌다 둥글게 몸을 말아 온갖 희망을 비추어 보았을, 빠르게 자전하는 소행성에 갇힌 빛들의 반란, 서로 표면을 잡아당기다가 그만, 순식간에 사라져버리고 말았던 한때는 사력을 다해 당기고 당겼을 저 경계의 둥근 신기루 붉은 .. 2011. 10. 2.
외포리* 외포리* 진란 하루가 나래 접는 곶에 어둠이 내려앉을 때 조용히 불러보라 외.포.리. 푸른 입술 사이로 휘파람새가 날아 동막 꼭두에 앉아 우는 몸짓 해안에 맞닿은 물결들이 어깨를 일렁이며 은보랏빛으로 나부끼고 하늘새는 서로 부둥켜안고 고즈넉해지는데 둥글게 온기를 나누는 섬이 두웅둥 뜨고 .. 2011.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