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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숲

소매몰도

by 진 란 2011. 10. 2.

소매몰도

-몽돌

 

진란

 

 

 

 

오랜 세월 몸을 갈아

누구에게 보내는 연서를 썼을까

온몸으로 단정히 써내려간

짭쪼롬한 해서체

 

뒤돌아서고서도 다정한 바람으로

물때마다 열리는 헤어날 수 없는 인연으로

둥글게만 드러나는 가벼움으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고통으로

흔들리는 섬들, 그 불륜의 상흔

 

다시 밀물의 깊이에서 눈부신

속살의 불그스름한 열애를

푸른 머리카락 오래도록 출렁이며

닳아지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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