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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 절정 진란 한바탕 지나가는 소나기의 통로 아스팔트를 치고 올라오는 빗물 스멀스멀 기어오르는 차가운 유혹에 신 벗고 양말도 벗고 맨발이 된다 구름에 구름이라도 햇살에 햇살이라도 이 발을 벗기지 못했으리 이렇게 구름과 햇살이 만나 비오는 날이 되면 나, 기꺼이 맨발이 되어 사막 건너가는 소.. 2011. 10. 2.
새들에 대한 오해 새들에 대한 오해 진란 새들의 본적*은 잘못 적혔다 새가 평생 허공을 나는 건 아니다 먹이를 구하기 위한 비감이거나 살기 위해 아슬한 허공으로 오르는 것이다 새들에게 모든 길이 열려진 것은 아니다 몸에 새겨진 오랜 습성으로 길을 떠나는 것 위험을 경계하고 길을 내는 사냥터일 뿐.. 2011. 10. 2.
새벽편지 새벽편지 진란 물안개가 폈다 퍼붓던 빗줄기 멎고 회색의 여름 달이 눈을 감는다 막 고해를 마친 참회의 낯빛으로 돌아서는 몸짓이 허허로운데 마르지 않은 몸 뚝 뚝 떨어지는 기도가 사랑초 화분에 그렁하다 2011. 10. 2.
한 강江을 지나며 한 강江을 지나며 진란 한 낮을 가르는 경계 온 몸의 비늘 반짝이며 은어 떼 흘러간다 수직으로 사정되는 정오의 사랑 졸음을 휘감고 나아가는 물길 어느 곳에 이르러 잠이 깨는지 기슭을 거스르는 황돛배의 내력에는 발원의 기록이 없다 붉은 철교 위를 포복하는 전철은 그들의 산란을 알지 못하고 .. 2011. 10.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