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에 대한 오해
진란
새들의 본적*은 잘못 적혔다
새가 평생 허공을 나는 건 아니다
먹이를 구하기 위한 비감이거나
살기 위해 아슬한 허공으로 오르는 것이다
새들에게 모든 길이 열려진 것은 아니다
몸에 새겨진 오랜 습성으로 길을 떠나는 것
위험을 경계하고 길을 내는 사냥터일 뿐
날개 없는 생각으로 새들을 자유롭다고 하지말자
땅을 딛고 나무에 내리고 바위에 둥지를 틀고
수풀 속 은신처로 보호구역을 만드는 일
생을 위해 혹은 새끼를 위해 날마다
절실함으로 날아오르는, 새일 뿐이라는 것
누가 새의 본적을 하늘이라고 했는가
순명에 귀 기울이는 것들만 비로소 하늘로 간다
온 생을 다한 것들이 단 한번 날아
하늘로 간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김경선시인의 시 「새들의 본적」에서 차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