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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낙타21

[진란]어떤 삼천갑자 동박삭 어떤 삼천갑자 동박삭 진란 텅 빈 햇살 속을 떠도는 바람이네 빠르게 모양을 바꾸던 구름이네 바람을 타고 빠르게 건너가고 변하는 우리, 한 사나흘이 삼천만 년쯤 된다 해도 그대에게로 갈 수 있다면 흔적 없는 바람처럼 거기 떠돌고 싶어 빗방울 후둣거리는 아침을 달려가 수동리 팽나.. 2015. 12. 15.
[진란]그리운 악마*, 이후의 자백 그리운 악마*, 이후의 자백 진란 이렇게 그를 냉정하게 바라본 일이 있었나 뜨거운 가슴으로 바라볼 때에는 활활 타오르는, 꺼도꺼도 꺼지지 않는 불잉걸, 남몰래 숨겨둔 애인처럼 홀로 뜨겁고 홀로 데어서 홀로 상처가 농익어 터지도록 끝없는 지옥이 이러하리라 싶었지 저만치에서 눈.. 2015. 12. 15.
[진란]자작나무 숲에서 뭉크를 생각하다 자작나무 숲에서 뭉크를 생각하다 진란 난 더이상 젊지 않아져서 지고 말 것에게 내기를 걸지 못한다 사랑은 기다린 만큼 보상하지 않으며 사랑한 만큼 애절한 것도 아니라고 알아버렸으니 다만, 아직은 뜨거운 심장이 간혹 헛열에 달떠서 밤하늘에 둥둥 떠있는 걸 본다, 간밤에도 니가 .. 2015. 12. 15.
[진란]수작, 그 혀 혹은 주둥이들 수작, 그 혀 혹은 주둥이들 진 란 그 봄, 꽃핀다는 소식이 남쪽으로부터 올라왔다 그 소식에 얹혀 파발마도 달려왔다 어디서부터, 누구로부터, 무슨 죄를 지었다는 구체적인 확인도 없이 파발마는 끈끈한 혀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군중은 소문에 예리해졌다 "A" , 저 주홍글씨를 보라, 저게 .. 2015.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