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취 예찬
진 란
잊혀진 술에 대해서는 말하지 말자
기분이 영 아닐때 메마른 입술을 적시고
타는 목마름으로* 술술 넘기는것
술마시는 이유를 묻지 말자
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척 과시하는 행위라는것
그냥 꼴딱꼴딱 목젖을 흐물거리게 녹여주는 것
취하고 싶어 마시는 저 산열매 핏방울같은-
네 혼을 따숩게 뎁혀주는 것
술술술 마신다고 술이라고 말하지는 말자
기억을 비우고 싶은 휴지통비우기라는 것
흉터를 지우고 싶은 네 머리속 지우개라는 것
가끔은 네 입 술에 취했을 때가 더 많았던 것 같은
몽로, 몽롱 혹은 그 환상통의 시절이었을
술로 술을 마시던 홀로 솔롱고스였던
씨발의 신이시여
*타는 목마름으로: 김지하 시 제목 빌려옴
-『술』시 , 2014년 소금시 앤솔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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