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를 기다리며
진란
그리움이란 막연한 것들의 이름이다
어떤 존재가 그 가치를 찾아내지
못했을 때 느끼는 감정은 슬픔이지
숨 쉴 틈 없이 바쁜 중에도
그리운 모습, 그 표정은 중독처럼 살아나고
길을 찾는 일은 새롭게 길을 여는 것보다
더 힘들고 어렵더군
새로운 길을 만드는 것은
두려움 없는 발걸음이야 그러니
그 걸음을 슬픔이라 부르지 말아다오
저 길을 바라보는 일은 참으로 경이롭구나
누가 너와 함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길 위에 서 있다는 그것이 좋은 것이지
이미 슬픔이라든가 우울이라든가
네 몸 안 어딘가 숨어있다 불쑥 튀어나와
잠깐의 간지름을 태우기도 하듯이
한없이 가라앉는 늪같이
한없이 가벼워지는 깃털같이
이런 것이 아니었는데 하면서도 자주
지배당하는 것
너는 이미 가고 있는 것이다
붉은 까치밥처럼, 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