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2
진란
묻어야 할 것이 얼마나 많길래
망초라 했을까
무성한 꽃대들의 손짓 너머로
실족한 남자가 휘뚝휘뚝 걸어간다
어쩔 수 없었던 허방
마음껏 뻗을 수 없었던 걸음이 주춤거린다
남루한 목숨으로 모질게 남아
묵정지에 와서는 망부가忘婦歌로 피는구나
한때는 젊음과 열정의 카르페디엠,
치열하던 노선도 놓아버리고
서울역 광장이며 지하에 피어난 무심한 꽃들
어쩌면 우리네 남편이었을
아니, 우리 아이들의 아비였을
저 하얀 소금꽃
지천으로 피어나는 백귀白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