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한 잔의 당신
진란
문득 잊고 있던 꽃잎을 뜨거운 물에 띄워본다
오래 눌려있던 향기가 피어난다
들에 피면 들국화로 알던 당신, 이름을 알고 난 후
낯선 산길을 가다 마주치면 오랜 지기처럼 향기롭고
바람결로 들어도 그리운 이름처럼 다정하다
만나면 헤어지고 긴 노독의 시간을 견디어야
후생으로 만나게 될, 그 때 그 꽃은 아니라지만
늘 그 자리에 있는 것처럼 피어나고 또 피어나고
내 옆에 항상 있어주었으면, 다른 데 눈길 돌리지 말고
나만 보아 주었으면 구구절절 애닳아지는
그런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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