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애초 '72시간 릴레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가 예정돼 있던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가 이명박 정부와 긴밀한 관계에 있는 단체라는 의혹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단체는 일반적으로 북파공작원 단체로 알려진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 유족동지회'(HID)와는 별개의 단체이다. HID는 민간인 출신 북파공작원의 단체인 반면, 현재 시청 광장에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단체는 군출신의 북파공작원의 모임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지난 1월 출범했다.
이 단체 회장, 부회장 등 15명은 지난 4일 열린 청와대 국가유공자 및 유족 초청 오찬에 참석했다.
누리꾼들은 5일 열리는 추모제 행사가 장소를 애초 경기도 판교에서 서울시청으로 급히 변경한 것이 정부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다.
또 각 지부 사무실에 '대통령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내건 사진도 누리꾼들 사이에서 속속 확산되고 있다.
이 단체는 홈페이지( www.khuman.org )에 지난 4일 이명박 대통령 초청 만찬에 참석해 애로사항을 건의했다는 내용의 기사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가 누리꾼들 사이에서 이 사실이 알려지자 급히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이 단체 오복섭 사무총장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후보 안보특위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강이현 기자 /프레시안 |기사입력 2008.06.05 20:17]
유가족, 북파공작원 추모제 항의
'72시간 국민 릴레이 촛불집회'가 예정돼 있던 서울광장에 5일 전사자 신위를 세우고 추모회를 열려던 북파공작원(HID)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가 정작 유족회원들에겐 거센 항의를 받는 등 내분에 빠졌다.
수행자회가 지난 4일 국가유공자의 일원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뒤 급히 추모제 장소를 바꾼 것으로 알려져 촛불집회를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장소를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당초 수행자회는 6일 경기 판교 금토리 충혼탑에서 가지기로 예정돼 있던 추모식을 5일 오전 홈페이지 긴급공지를 통해 급히 서울광장으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갑자기 서울광장에 7000여명의 전사자 신위를 세우고 6일까지 추모행사와 108배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밤 10시쯤 김봉녀(45·여·서울 암사동)씨 등 HID 대한민국 특수임무수행자 유족동지회원 9명이 서울광장을 찾아 수행자회 측에 "왜 우리 허락도 없이 위패를 서울광장 땅바닥에 모셔 놓았느냐. 우리는 6일 판교 충혼탑으로 간다. 당장 위패를 충혼탑으로 옮겨놔라."고 거세게 항의하며 소동이 빚어졌다.
수행자회 측은 이에 대해 "매년 해오던 현충일 행사이고 판교는 장소가 좁아 옮겼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게다가 수행자회 홈페이지에는 이들이 지난 4일 청와대를 방문, 이 대통령을 만나 어려운 점 등을 건의했던 사실이 글과 사진으로 한때 올려져 있었다. 하지만 수행자회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이런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거센 항의를 받자 급히 이 글과 사진을 삭제하고 홈페이지를 폐쇄했다. [장형우기자 /서울신문 |2008.06.06 02:11]
서울 세종로 버스 정류장에는 '어느 의경의 눈물'이란 시가 붙어 있어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패 대신 펜을 든 이 의경은
"당장 교과서와 싸우기에도 바쁜 시간에 너는 어째서 촛불을 들고,
고작 그것 하나만을 믿고 내 더러운 군홧발 앞에 섰는가.
공권력이라는 이름으로 매도되는 나를 원망한다"고 자신의 심경을 표현했다.
'경기도에서 기동대 행정요원으로 근무 중인 의경'이라고만 밝힌 글쓴이가
지난 1일 새벽 서울 경복궁 동십자각 인근에서 여대생의 머리를 짓밟은 과잉진압 현장에 동원됐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러나 그는
물대포와 특공대까지 투입한 경찰에 항의하는 시민들의 손가락질이
마치 자신을 향하는 것인 양 스스로 몸서리를 쳤다.
이 의경은 시위대와 대치하면서 겪은 고민과 갈등을 다소 격정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나는 운다. 내 자신이 너무 비참하고 초라해서 미친 듯이 운다.…
역사가 내게 어떤 깊은 원죄로 욕보여도 원망하지 않겠다.
나는 이 시대가 낳은 절름발이 사생아"라고 적었다.
시위대의 청와대 진격 시도에 맞서 한 달 넘게 새벽 4∼5시까지
진압에 동원된 젊은 전·의경들이 육체적 고통에 이어 정신적 고통까지 시달리고 있음을
이 시는 고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동료 전·의경들의 신상과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매질과 모욕을 당하는 아픔을 웅변하듯 이야기하면서도
가해자들을 원망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이 글을 읽은 대학생 송지윤(23·여)씨는
"대다수 젊은 전·의경들과 시위대는 서로 처한 위치와 역할이 다를 뿐"이라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을 졸속으로 처리한 정부 때문에
애꿎은 젊은이들이 시위 현장에서 서로 대치해야만 하는 현실에 눈물이 날 뿐"이라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촛불 문화제가 열리고 있는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거리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마당놀이패의 흥겨운 공연
6일 오후 광화문사거리에서 마당놀이패가 공연을 하고 있다
나때문에 약오르쥐
광화문 사거리에서 한 어린이가 쥐모양의 의상을 입고 있다.
촛불, 지구촌 파도타기로 불붙어
런던 교민 "전세계 동포 힘 하나로 승화" 제안
캐나다 독일 미국 프랑스 등 동참 댓글 잇달아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는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에 국외에 사는 교민과 유학생들이 '지구촌 촛불 파도타기'로 화답하고 나섰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5일 밤 영국 런던에 사는 교민 김정호씨가 한 인터넷신문에 보낸 한 통의 편지로 촉발됐다. 김씨는 편지에서 "광우병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망자와 아픔을 겪은 나라에 있으면서 고국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깝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영국 유학생과 교민들은 7일 촛불문화제를 열 계획"이라며 "개별적으로 촛불문화제를 여는 것보다 '해외 촛불 파도타기'를 통해 전세계 한인 동포의 힘을 하나로 승화시키자"고 제안했다. 세계 곳곳에서 밤마다 촛불을 밝혀 24시간 촛불시위가 이뤄지게 하자는 것이다.
밤 사이 캐나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곳곳에서 김씨의 편지에 댓글을 달며 동참 계획을 전해왔다. 가장 먼저 참여 의사를 밝힌 곳은 독일이었다. 베를린에 사는 교민 박형준씨는 "독일 각지에서는 온-오프라인으로 쇠고기 재협상 서명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며, 현지시각으로 7일 저녁 베를린 추모교회 광장과 프랑크푸르트 파울스교회 광장에서 동시에 촛불문화제가 열릴 계획이라고 알려왔다. 박씨는 "재독 한인은 언제나 고국을 지지하지만 정부의 실정에 대한 감시는 시민의 의무라고 판단해 이명박 정부의 불의에 항거하기로 결정했다"며 "부러진 뼈가 다친 뒤 더 튼튼하게 붙듯이 지금의 시련으로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더 성숙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촌 촛불 파도타기는 6일 밤(현지시각) 캐나다 밴쿠버에서 가장 먼저 시작된다. 뒤이어 프랑스 파리, 미국 맨해튼, 로스엔젤레스 등에서 잇따라 촛불이 켜진다. 2002년 '효순·미선이 촛불집회' 때도 국외동포들은 촛불 파도타기 시위를 벌였다. 당시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영국 런던-프랑스 파리-캐나다 토론토-미국 로스앤젤레스-미국 버지니아-필리핀 마닐라-인도 뿌나-하와이 등 10여곳에서 35시간 동안 촛불시위가 이어졌다. [황춘화 기자 sflower@hani.co.kr 한겨레 |기사입력 2008.06.06 17:41]
시청 앞에 모인 촛불
손에손에 들린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
서울 시청 앞에서 많은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촛불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높이 올라간 촛불
노래하는 가수 안치환
6일 오후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촛불 문화제에서 가수 안치환이 노래를 하고 있다.
세갈래로 나뉘어 거리 촛불행진
72시간 릴레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10만명(주최측 추산, 경찰 추산 4만명)의 시민들은
오후 8시 30분께 3개의 대열로 나뉘어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열린 6일 저녁 촛불을 든 시민들이 서울시청앞 광장과 태평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정지윤기자
오후 9시50분 현재 시민이 주축인 가장 큰 규모의 시위대는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세종로로 나와 교보생명 앞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아고라와 대학생이 중심이 된 시위대는 서대문을 거쳐 서울역으로 향하다 다시 시청광장으로 모여 세종로로 합세하는 중이다. 또 이날 낮에서부터 삼청동에서 거리시위를 했던 한 무리의 시위대는 여전히 지하철 안국역 주변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으며 일부는 종각을 돌아 세종로로 합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