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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시평·책속의한줄

시월의 풍경

by 진 란 2011. 10. 7.

시월의 풍경 

 

 

진란

 

 

 

외로운 그대가 서서 바라보는 그곳은 먼,

우리가 아직 닿지 못한 곳

즐거운 내가 누워서 꿈꾸는 그곳은 가까운,

우리를 쓸어간 바람 같은 것

그대와 내가 기다리는 것은 여기, 혹은 저기에

나비거나 꽃잎으로 팔랑팔랑 흩날리는

귀울림 깊어지는 늦봄 뻐꾸기같이

 

 

천태산은행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

  『 노랑말로 말한다 』,《시와 에세이 》에서

 

 

 


 

 

어느 계절이나 그 계절의 느낌이 있을 것이다. 특히나 시월은 풍성함이 가득한 계절이다. 이것이 사람이 마음을 더욱 풍족하게 할 것이지만, 때로는 더 더욱 깊은 절망을 줄 수가 있다. 풍요를 가득 담은 사람의 마음이야 행복을 갖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외로움을 갖을 것이다. 진란 시인은 그 시월이 풍경을 "나비이거나 꽃잎으로 팔랑팔랑 흩날리는 / 귀울림 깊어지는 늦봄 뻐꾸기같이"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누군가를 기다려 왔다는 것, 무엇인가를 기다려 왔다는 것, 그러나 돌아서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것, 아쉬움과 그리움의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그 시월이 가슴 한 곳에 내리는 햇살 한 줌이라도 더 따뜻이 느끼고 싶은 게 삶의 느낌이리라 생각된다.

 

-임영석(시인) 

 2011/10/07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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