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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노는 숲

꽃무릇

by 진 란 2011. 10. 2.

꽃무릇

 

진란

 

 

 

지난 밤 문 좀 열어보라고

툭.툭.툭.

자꾸만 두드려대길래

등 돌리고 잠든 척 하였던 게지요

무슨 오기로 빗장 한 번 더 지르고

이불 뒤집어쓰고 있었지요

햇살 한 줌 가늘게 기어들어 올 때까지

눈 꼭 감고 버티었던 거에요

 

살그머니 창을 열어보니

내내 서있다 가버린 흔적만

나무 그늘 아래 남실대구요

밤새 목울대 간지르던 심술 하나가

기어이 붉은 혀 쏘옥 내밀지 않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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