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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고싶은풍경

쌍계사 벚꽃길과 다시 화엄사 흑매를 찾아갑니다

by 진 란 2011. 4. 3.

쌍계사 벚꽃길과 다시 화엄사 흑매를 찾아갑니다

 

    제150차 무심재클럽 여행
    쌍계사 벚꽃길과 다시 화엄사 흑매를 찾아서
    흑매 앞에서 / 이형권 桂波 스님 아시겠습니까 각황전 뜰앞에 서성이는 어린 길손의 마음을 알아보시겠습니까 壬午年이었던가요 각황전 상량식 때 심은 매화나무가 화엄의 빛을 뿜어 내고 있습니다. 마음의 바탕, 일체를 품고 있어 大요 마음의 모양, 모든 것을 갖추어서 方이요. 마음의 쓰임, 삼라만상으로 통하여 廣이요. 마음의 결과, 홀연히 해탈을 이루어 佛이요. 마음의 세계, 한송이 꽃처럼 향기로워 華요. 마음의 공덕, 더없이 한량하여 嚴이요. 마음의 향기, 티끌에도 물들지 않아 梅이오니 대방광불화엄매(大方廣佛華嚴梅) 꽃빛으로 피워낸 스님의 자취 西域 삼만리까지 가득할 것 같습니다. 桂波 스님 오늘은 안개비가 내리고 월유봉 자락에는 운무가 가득합니다. 비에 젖은 붉은 꽃잎이 원통전 앞 섬돌 위에 한잎 두잎 떨어지는 날입니다. 벌써 여러 해의 봄날이었습니다. 해마다 3월이면 오래된 宿緣을 기다리듯 이렇게 화엄의 뜨락을 서성이고 있습니다. 한때 저 화엄의 빛을 제 설움에 겨워 봄밤의 눈물이라 노래한 적이 있습니다. 스님이 물 묻은 손을 밀가루 항아리에서 꺼내실 때처럼 가슴 저리고 아픈 날이었습니다. 전란의 잿더미 속에서 장육전을 일으켜 세우려던 날 사하촌 노파를 만나고 말았던 새벽안개의 길처럼 두렵고 속절없는 날이었지요. 남북으로 유랑하던 스님의 행로처럼 가슴에 돌덩이 하나를 품고 떠돌다가 천지간에 마음 깃들일 곳이 없어 각황전 처마밑을 서성이던 저녁답이었습니다. 눈물처럼 허공에 쏟아진 붉은 꽃들 휘어진 活柱의 기둥만큼이나 삶이 휘청거리고 있었습니다. 桂波 스님 그 많은 날들을 길위에서 흘려 보낸 후 이제야 어렴풋이 드러나는 생각이 있습니다. 각황전 단청은 이미 백골을 드러냈고 슬픔만이 슬픔을 위로할 수 있는 날 감로탑을 머리에 인 돌사자의 표정처럼 텅빈 하늘에 萬事의 이치가 如如해지듯이 爐殿 스님의 천수 다라니가 처마끝을 울리는 다 늦은 저녁입니다. 행색이 초라하여 스스로 菜供을 자처하셨다는 老丈을 얼마나 연모하였던지요. 衲衣를 걸치고 雲水처럼 정처없던 날들은 내 마음속의 여로처럼 간절하였습니다. 날이 저물면 스님은 어느 곳에 의지하였던 것인지요. 세상 어딘가에 꽃을 피우지 못한 한 그리움이 있어 흐르고 흐르던 나의 발길은 저절로 黑梅 앞에서 멈추었으니 천둥소리처럼 웅장한 각황전에 들 때면 스님의 그 한량없는 공덕이 부러웠습니다. 마음을 다하여 기도가 되고 열망이 되고 다른 생에도 알아볼 수 있는 마음이 되어서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다면 나는 산골짜기에 작은 草堂 한 채를 짓고 싶습니다. 그리고 섬진강에 떨어지는 저 노을빛 같은 매화나무가 되고 싶습니다. 그 꽃이 피는 봄날이면 오래된 슬픔을 여의고 꽃송이마다 여울지는 노전 스님의 다라니가 되어 깨끗하고 깨끗하도다 그렇듯 깨끗하니 억겁의 눈을 뜨고 빛을 볼 수 있기를 붉게 핀 꽃그늘 아래 한 여인의 손을 잡고 서서 그날도 하염없이 서 있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그 다음 생에는 화엄의 노래가 될 수 있기를.... 桂波 스님 아시겠습니까. 해마다 각황전 뜰앞에 서성이는 어린 길손의 마음을 이제는 알아보시겠습니까. 초목을 적시며 내리던 안개비가 그치고 시나브로 저문 산그늘이 한 폭의 수묵화를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운고루에 법고가 울리고 산문은 깊은 적막속에 잠겨가고 있습니다. 스님이 피워올린 저 황홀한 흑매의 향기처럼 길손은 또 슬픔만이 위로인듯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싶습니다.
    여행안내 일시: 2011년 4월 11일(월) 당일 출발시간 장소: 07:30 압구정 현대백화점 주차장, 07:50 죽전정류장 하나관광 여행지: 화엄사 각황전 흑매, 쌍계사 십리 벚꽃길, 섬진강 벚꽃길 등 인원:35여명 회비: 5만원 신청방법: 꼬리말로 신청하고 쪽지나 메일로 본명, 핸드폰 보내고 입금. 회비 입금계좌 (신한은행 350-04-655414 이형권) 문의전화 011-398-0409 무심재 메일 moosimjae@hanmail.net 준비물: 등산화 또는 트레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