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개발 이전 잠실을 아시나요?"
아시아경제 | 기사입력 2008.10.30 14:05 | 최종수정 2008.10.30 14:40
서울 최대 변화의 블루칩읖로 떠오르고 있는 송파구가 탄생 20돌을 맞아 옛 모습 보존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20년부터 1990년대까지 송파의 변화무쌍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송파 옛 사진전' 및 영상물을 비롯 뉴타운 개발을 앞둔 강남의 마지막 뒷골목의 향수가 가득한 '거여동 생활다큐', 계획도시 송파의 전·후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항공 촬영 '영상사진'비교 등 소중한 역사를 담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송파 옛사진 그땐 그랬다...
나룻배 타고 한강을 건너고, 탄천에서 고기잡이 하고, 문화재 위에서 고추 말리던 시절. 나무다리 만들어 탄천을 건너고, 양수기로 한강물 퍼 올려 농사짓고, 삼륜자동차 한 대면 최고이던 시절...
1971년 잠실 하중도 물막이 공사, 1960년대 개발 이전의 잠실지구, 1947년경 중대면사무소 직원 사진, 1960년 탄천 다리 앞에서 고기잡이하루 세끼 먹는 것조차 호사스러웠던 시절,
몇 장의 사진으로만 남아있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넉넉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사라졌거나, 흔적만 남은 건물이 세월을 말해주고 있다.
책으로도 펴낸 '송파 옛 사진전'에 수록된 총 120편의 정겨운 송파 옛모습은 서울시사편찬위원회와 서울시역사박물관, 동네 향우회, 그리고 30여명의 주민들의 기증으로 모아졌다.
그러나 지금과는 달리 산과 들, 그 사이 간간이 보이는 초가집, 복원 전 석촌고분과 풍납토성 일대, 송파나루터, 부렴마을 앞 나루터, 신천나루터 등 그 시절 시골마을과 다름없는 모습들이 오히려 낯설게만 느껴질 정도다.
또 사진 속에서는 마을체육대회, 장례, 모내기, 양수기 설치 장면 등 정겨운 일상들이 하나둘 살아난다.
특히 대한소년단과 중대면사무소 직원 단체사진, 일제 말기 소방대와 방호단을 겸한 경방단 건물 사진은 지나간 역사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내 1971년 잠실지구 토지구획 정리사업 기공식 및 하중도 물막이 공사로 시작된 변화는 1988년 서울 올림픽까지 숨 가쁘게 이어진다.
누군가 사친첩 속에서 고이 잠자던 역사의 순간들은 탄생 20돌 기념행사 및 2008년 한성백제문화제 등을 통해 주민들과 다시 만났다.
그리고 역사에 길이 남을 '송파 옛 사진전'은 사진첩과 영상물로 공들여 만들어졌다.
누구나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 싶다면 송파구청 인터넷방송 홈페이지(http://songpa.tv)를 방문하면 다시 볼 수 있다.
◆강남의 마지막 뒷골목, 거여동 181을 찾아
1970년에서 홀로 걸음을 멈춰버린 듯한 거여동 181.
나지막한 집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거여동 181번지.
이 곳에서는 서울의 중심인 송파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이 동네에 들어서면 70년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작은 골목. 합판과 슬레이트로 비바람만 막아놓은 지붕. 이 곳 주민들은 연탄과 쌀만 있으면 월동준비는 다했다고 할 정도로 연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강남의 마지막 뒷골목'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0월까지 거여동 181·202 일대의 사계(四季)를 담은 거여동 재개발구역 생활다큐(5분).
거여·마천뉴타운 사업지구로 곧 사라지게 될 거여동 181·202는 놀랍게도 8만1002,6㎡ 일대 1219동 건물 가운데 91%가 넘는 1111동이 무허가 건물이다.
1955년 중구 양동 화재민 일부와 청계천 복개로 발생한 이주민들이 옮겨와 지금의 동네가 형성됐다.
이주 당시 주민들은 13㎡(4평)~23㎡(7평)를 서울시로부터 제공받아 이곳에 삶의 터전을 꾸렸다.
그러나 여전히 1970년대 도시 빈민층의 좌절과 애환을 다룬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떠올리는 풍경을 간직하고 있다.
빛바랜 미닫이문과 오래된 전자제품, 옛날식 간판, 비가 오면 등장하는 처마 밑 빗물받이용 그릇까지 초라하지만 정겨운 삶의 모습들을 확인할 수 있다.
더구나 아직도 공동수도와 공동화장실을 사용한다. 하루 1200원, 연탄으로 난방을 해결한다.
집 앞에 돗자리를 펴고 10원짜리 고스톱을 치고, 1000원씩 모아 과자 하나에 맥주 한 병이 전부인 파티도 벌어진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이웃 간의 정이 살아있는 동네를 쉽게 뜨지 못한 채 살고 있다.
그러나 이 곳도 곧 변화가 시작된다. 뉴타운과 함께 송파의 중심이 될 날도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태복원 된 성내천의 물줄기가 이어지고, 중심도로인 마천동길과 오금로가 확충되는 등 전체 생활권을 아우르는 대규모 개발로 이른바 '새로운 도시(뉴타운)'로 완벽한 탈바꿈을 시도한다.
◆위에서 본 송파구 과거와 현재, 있다? 없다?
그렇다면, 위에서 바라 본 송파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구는 1972년 잠실의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찍은 항공 영상사진(1972년)과 최근 컬러판 영상사진(2006년)을 비교하면 확연히 다르다.
특히 1972년 영상사진은 한강 물막이 공사가 완료되기 이전 모습으로 풍납동 쪽에서 두 줄기로 흐르는 한강에 휩싸인 섬이었던 '잠실'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현재 석촌호수 쪽 한강도 본류 못지않은 크기였음을 알 수 있다.
또 지금과는 다르게 구불구불한 탄천 줄기와 석촌동, 오금동, 가락동 등 듬성듬성 형성돼 있는 토박이마을을 확인하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잠실대교는 있지만 성남 쪽으로 쪽 뻗은 현재의 송파대로도 없다.
그에 비해 2006년 영상사진에서는 국내 최초의 대규모 아파트 재건축이 거의 완료된 2만여 세대 잠실단지의 달라진 모습이 가장 눈에 띈다.
과거와 달리 쭉 뻗은 송파대로를 기준으로 동·서호로 나뉜 석촌호수와 듬성듬성했던 토박이 마을들이 아파트촌으로 바뀐 모습도 흥미롭다.
유용기 공보과장은 "급속한 도시화의 물결 속에서 사라져간 송파의 옛모습을 찾고 보존하는 일은 지나간 역사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이자 새로운 꿈과 비전을 제시하는 소중한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개발이 계속 진행되는 송파구의 모습을 기록하는 일을 계속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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