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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성(姓) 박물관

by 진 란 2008. 10. 10.

 

 

부산시 중구 남포동 극장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다 

차영일 비뇨기과 3층 (차영일 원장님이 박물관을 만드신 분이다)


그럼 들어가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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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 꼭~ 인사를 하자

성 박물관의 경우 주제가 주제니 만큼 부끄러워서 그러는건지

그냥 두리번대다 아무말 없이 고개 숙이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무시하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는데

말만 잘 하면 큐레이터 할아버지께서 아주 친절히 설명도 해 주신다

(말 못해도 설명 해 주심)


 

입구의 장식품인데 큰놈보다 작은놈이 세다

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자세히 보니 정말 그랬다

스위치를 켜면 조로로록 - 재밌다 흐흐...

 

 

장식장 위에 한복과 기모노를 입은 인형들도 그냥 있는 게 아니었다

인형을 번쩍 드니 밑에는 남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허헛... 당황스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왼쪽의 조형물은 박물관 주인이신 원장님과
친구분 되시는 큐레이터 할아버지가 함께 만드셨다고 한다
주사기와 안경집 같이 생긴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 올렸는데

저 안경집의 정체는 발기시키는 약을 보관하는 케이스라고 -

구체적인 뜻은 모르겠지만 '건강한 성의 완성' 같은 게 아닐까 추측해 본다


 

 
신화 속의 주인공들을 등장시킨 여러 작품들
맨 위의 파이프는 터키산이라는데 정교하고 아름다운데다 실제로 쓸 수도 있다
그 시대의 여성상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으나 왼쪽 아줌마는 대략 남자 같다 ㅡ.ㅡ;
매춘부가 아니었을까 추측 중 -
오른쪽은 안드로메다 - 진짜 예쁘다 백옥같은 피부에 완벽한 몸매라니
 

 

  

독일(West Germany) - 페터 호베르거 (1992년)
 
포즈가 너무 노골적인가?
그렇지만 실제로 본 이 작품은 정말로 아름다워서 한참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
소재가 동이라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 광택에 눈이 부셨다


 

  

클림트의 키스 - 언제봐도 좋다 정말 행복해 보인다

아른아른 들꽃들과 함께 저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의 느낌이라니

물론 복제품이다 오른쪽은 오스트리아에서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기념품

원작에 미치진 못하겠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이것도 꽤 비싸다고 하네..


 

 

 

 

풍설화월(風雪花月) - 조선시대로 추정

남녀가 성을 이룰 때에는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달이 뜨고 꽃이 핀다

즉, 온갖 삼라만상이 다 지나가면서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커다란 기쁨을 본다는 뜻

가운데는 풍설화월의 앞면으로 여러 체위가 나와있고

오른쪽 끝의 주화는 중국 것으로

이 역시 위에는 성을 암시하는 글자와 밑에는 여러 체위들이 나와 있으나

워낙 오래되어 잘 보이지 않고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셋이라는 것

 

장식용이라고는 하지만 조선시대에 이런 주화가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저런 시 같은 문구와 함께라니 - 역시 우리 조상님들은 멋지다

 


 이것들을 보자마자 번쩍 생각 나는 게 있었는데

국립 경주 박물관에서 보았던 '토우 달린 목항아리'이다

교과서에도 나오는데 실제로 본 그 감흥은 잊을 수가 없다

인간의 온갖 희노애락을 단순명료하고 재밌게 표현한 그 재치에 놀라면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사람이 하는 모든 활동에 애정을 가지고

성에 대해서도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이것들도 그 시대의 유물들이란다 무덤에서 나온 부장품들 -

여기서 남성의 성기를 강조한 것은 풍요와 부흥을 뜻한다고 한다

 

 

위에 것은 중국산(?)으로 대략 300년 정도 되어 많이 희미해졌다
배경이 모두 야외다 - 설마 밖에서... 작가의 상상력일 수도 있고 뭐...
 
밑에 것은 - 혜원 신윤복의 화첩이다
조선 최초의 에로티스트 화가로서
워낙 비속한 그림을 그려 도화서에서 쫓겨 났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교과서에는 상당히 건전한 그림들 몇 장만이 실렸으나
사실 알고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뜻은 그런 것이 아니니...
 
불륜이나 훔쳐보기 등 여러 계통의 사랑놀음이 주류를 이루고 있고
등장인물은 주로 양반과 기생 등 체면치레 깨나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를 통해 개가를 한 과부가 받는 불이익이나
수절에 자살까지 강요한 시대상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를 보면 알 수 있다
(사실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포르노 잡지를 능가하는 그 그림들이 충격적이어서
꽤 오래 들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허허...
이를 해석한 이야기들이 꽤나 흥미롭고
그 외에 옷차림이나 부수적인 것들이 너무나 잘 표현되어 있어
이들의 신분이나 관계, 그 시대의 정서 등 여러가지를 알 수가 있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위의 중국 것은 대략 300년 정도 되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조선에도 신윤복 이전에 이런 그림들을 그린 사람들이 여럿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때에 따라 긴요하게 쓰였는데

- 딸이 시집 갈 때 어머니가 가마 속에 넣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성교육 용이다

 

(사실 나도 그게 궁금했었다 정절을 목숨보다 귀히 여기던 시절에 다 알고 가는건가 -

아니면 본능에 따라 그런가보다 하고 첫날밤을 치루는건가 아닐텐데 아닐텐데 아 궁금~ 했었다) 

 

 
모계사회를 의미한다 (아프리카)

보면 알겠지만 여자 주위에 작게 표현된 것은 모두 남자이다

골반에 둘러 맨 것은 전투의 승전물인 사람머리들 -

이 조형물 하나로 그 사람들의 문화와 시대상을 엿 볼 수가 있다

  


 나를 열광하게 만든 아프리카 목각작품들

정말 가지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표현과 대단한 색감 재밌는 표정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흐뭇하다

 

 

붓다의 고행 - 처음에 봤을 때는 이해가 안 갔으나

성교 중 사정을 하지 않는 것이 관건

이토록 엄청난 유혹을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남근과 해골 - 왜 같이 있을까?

잘 생각해 보라 혹시 영화 '삼사라'를 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힌트는 인간의 궁극적인 욕망에 대한 집착이다

 

 

페루의 토기인형들 - 대략 귀엽다 ~

오른쪽의 것은 주전자로도 쓸 수 있음 

 

  

성은 탄생의 필수과정이다

그러므로 성을 비하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과 같고

난잡한 성을 즐기는 것은 생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할 성이 어떤 것인지를 잘 표현해 주는 그림이다
 

 

 


 버튼을 밟아 보세요! - 이히히히히~~~

으헉~ 설마 했는데 깜짝 놀랬다

중간 중간 관람객들의 분위기를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재미난 장치들이 있다

 

오른쪽의 해골이 남근만 살아있는 이유는

큐레이터 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남자는 죽어도 성욕은 남는다'나... 

 

 

 

 

 

3층을 다 둘러보고 4층 전시실로 가면 좀 더 본격적인(?) 것들을 볼 수 있는데

'이건 너무 외설적이야!'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것들이기에

차마 사진은 못 올리겠다

어쨌든 상당히 직접적인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왼쪽 상단은 남성의 생식기 설명이다

맨날 여자꺼만 봤는데(나팔관 어쩌구 하며...) 남자껀 이렇군

양쪽에 긴 혈관 두개가 말로만 듣던 전립선

- 얇은 혈관이지만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오른쪽 상단은 뭐처럼 보이는가?

보이는 것 처럼 호도가 맞는데 그 안에는 콘돔이 들어있다

기발하다 콘돔 케이스라니 -

 

밑에는 남자와 여자의 자위도구들

아아.. 떨고 있었나? 사진이 떨려버렸네 - (사실, 어두웠다)

남자꺼는 100% 최고급 실리콘으로 되어 있는데 촉감이 진짜 죽였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이 꽤 비싸다고 한다

여자꺼는 스위치를 누르면 껍데기 안에 막대기가 막 돌아간다

"이거- 다치지 않나요?" ㅡ_ㅡ;;

큐레이터님 말씀으로는 이것들이 바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일지도 모른다고 -
 

 

 

가기 전에 화장실에 좀 들렸다가 - 히엑~

역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너네 왜 여기 있냐 - 일을 보고 나와도 역시 그자리에 꿈쩍 안고 서서

피 튀기는 스크림 아저씨랑 한 컷(가슴은 여자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별 기대없이 들어간 곳이었는데 의외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게다가 비가 와서 나 혼자였다 맘대로 휘젓고 다녔다

 

원장님이 사비로 사들인 세계의 작품들을

공짜로 직접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었고

비뇨기과와 붙어있는 박물관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잘못된 성문화로 인한

여러 사람들의 고민과 직접적인 사례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 곳을 통해 성이 성스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예술과 외설 이런 생각의 차이에서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그런 스스로의 속박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jiniayp@hanmail.net
 

출처 그녀, 세상을 만나다 | 그녀

원본 http://blog.naver.com/diva09/11495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