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중구 남포동 극장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다
차영일 비뇨기과 3층 (차영일 원장님이 박물관을 만드신 분이다)
그럼 들어가 볼까~
들어가면 꼭~ 인사를 하자
성 박물관의 경우 주제가 주제니 만큼 부끄러워서 그러는건지
그냥 두리번대다 아무말 없이 고개 숙이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일부러 무시하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는데
말만 잘 하면 큐레이터 할아버지께서 아주 친절히 설명도 해 주신다
(말 못해도 설명 해 주심)
입구의 장식품인데 큰놈보다 작은놈이 세다
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자세히 보니 정말 그랬다
스위치를 켜면 조로로록 - 재밌다 흐흐...
장식장 위에 한복과 기모노를 입은 인형들도 그냥 있는 게 아니었다
인형을 번쩍 드니 밑에는 남근이 떡 하니 버티고 있었다
허헛... 당황스럽기도 하고 재밌기도 하고
저 안경집의 정체는 발기시키는 약을 보관하는 케이스라고 -
클림트의 키스 - 언제봐도 좋다 정말 행복해 보인다
아른아른 들꽃들과 함께 저 따뜻하고 포근한 사랑의 느낌이라니
물론 복제품이다 오른쪽은 오스트리아에서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기념품
원작에 미치진 못하겠지만 그럭저럭 괜찮다 이것도 꽤 비싸다고 하네..
풍설화월(風雪花月) - 조선시대로 추정
남녀가 성을 이룰 때에는 눈이 내리고 바람이 불고 달이 뜨고 꽃이 핀다
즉, 온갖 삼라만상이 다 지나가면서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커다란 기쁨을 본다는 뜻
가운데는 풍설화월의 앞면으로 여러 체위가 나와있고
오른쪽 끝의 주화는 중국 것으로
이 역시 위에는 성을 암시하는 글자와 밑에는 여러 체위들이 나와 있으나
워낙 오래되어 잘 보이지 않고 다른 점은 등장인물이 셋이라는 것
장식용이라고는 하지만 조선시대에 이런 주화가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저런 시 같은 문구와 함께라니 - 역시 우리 조상님들은 멋지다
이것들을 보자마자 번쩍 생각 나는 게 있었는데
국립 경주 박물관에서 보았던 '토우 달린 목항아리'이다
교과서에도 나오는데 실제로 본 그 감흥은 잊을 수가 없다
인간의 온갖 희노애락을 단순명료하고 재밌게 표현한 그 재치에 놀라면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사람이 하는 모든 활동에 애정을 가지고
성에 대해서도 건강한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역시 이것들도 그 시대의 유물들이란다 무덤에서 나온 부장품들 -
여기서 남성의 성기를 강조한 것은 풍요와 부흥을 뜻한다고 한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위의 중국 것은 대략 300년 정도 되었다고 하지 않았는가
조선에도 신윤복 이전에 이런 그림들을 그린 사람들이 여럿 있었을 것이다
이것은 때에 따라 긴요하게 쓰였는데
- 딸이 시집 갈 때 어머니가 가마 속에 넣어주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성교육 용이다
(사실 나도 그게 궁금했었다 정절을 목숨보다 귀히 여기던 시절에 다 알고 가는건가 -
아니면 본능에 따라 그런가보다 하고 첫날밤을 치루는건가 아닐텐데 아닐텐데 아 궁금~ 했었다)
모계사회를 의미한다 (아프리카)
보면 알겠지만 여자 주위에 작게 표현된 것은 모두 남자이다
골반에 둘러 맨 것은 전투의 승전물인 사람머리들 -
이 조형물 하나로 그 사람들의 문화와 시대상을 엿 볼 수가 있다
나를 열광하게 만든 아프리카 목각작품들
정말 가지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군더더기 없이 단순한 표현과 대단한 색감 재밌는 표정들
보기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흐뭇하다
붓다의 고행 - 처음에 봤을 때는 이해가 안 갔으나
성교 중 사정을 하지 않는 것이 관건
이토록 엄청난 유혹을 견뎌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남근과 해골 - 왜 같이 있을까?
잘 생각해 보라 혹시 영화 '삼사라'를 본 사람이라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힌트는 인간의 궁극적인 욕망에 대한 집착이다
페루의 토기인형들 - 대략 귀엽다 ~
오른쪽의 것은 주전자로도 쓸 수 있음
성은 탄생의 필수과정이다
그러므로 성을 비하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비웃는 것과 같고
난잡한 성을 즐기는 것은 생을 무시하는 것과 같다
버튼을 밟아 보세요! - 이히히히히~~~
으헉~ 설마 했는데 깜짝 놀랬다
중간 중간 관람객들의 분위기를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 재미난 장치들이 있다
오른쪽의 해골이 남근만 살아있는 이유는
큐레이터 할아버지의 말에 의하면
'남자는 죽어도 성욕은 남는다'나...
3층을 다 둘러보고 4층 전시실로 가면 좀 더 본격적인(?) 것들을 볼 수 있는데
'이건 너무 외설적이야!'라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것들이기에
차마 사진은 못 올리겠다
어쨌든 상당히 직접적인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왼쪽 상단은 남성의 생식기 설명이다
맨날 여자꺼만 봤는데(나팔관 어쩌구 하며...) 남자껀 이렇군
양쪽에 긴 혈관 두개가 말로만 듣던 전립선
- 얇은 혈관이지만 상당히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다
오른쪽 상단은 뭐처럼 보이는가?
보이는 것 처럼 호도가 맞는데 그 안에는 콘돔이 들어있다
기발하다 콘돔 케이스라니 -
밑에는 남자와 여자의 자위도구들
아아.. 떨고 있었나? 사진이 떨려버렸네 - (사실, 어두웠다)
남자꺼는 100% 최고급 실리콘으로 되어 있는데 촉감이 진짜 죽였다
그래서 그런지 가격이 꽤 비싸다고 한다
여자꺼는 스위치를 누르면 껍데기 안에 막대기가 막 돌아간다
"이거- 다치지 않나요?" ㅡ_ㅡ;;
큐레이터님 말씀으로는 이것들이 바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일지도 모른다고 -
가기 전에 화장실에 좀 들렸다가 - 히엑~
역시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얼마나 깜짝 놀랐는지..
너네 왜 여기 있냐 - 일을 보고 나와도 역시 그자리에 꿈쩍 안고 서서
피 튀기는 스크림 아저씨랑 한 컷(가슴은 여자다)
'언제 한번 가봐야지' 하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별 기대없이 들어간 곳이었는데 의외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게다가 비가 와서 나 혼자였다 맘대로 휘젓고 다녔다
원장님이 사비로 사들인 세계의 작품들을
공짜로 직접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행운이었고
비뇨기과와 붙어있는 박물관이다 보니
우리나라의 잘못된 성문화로 인한
여러 사람들의 고민과 직접적인 사례들을 들어볼 수 있었다
이 곳을 통해 성이 성스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예술과 외설 이런 생각의 차이에서 내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일까 하는
그런 스스로의 속박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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