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머무는 날아주 오래 전, 청계천6가에 김치찌개 집이 있었다. 지금도 김치찌개를 먹을 때마다 50년이 지난 그때의 청계천 김치찌개 집을 잊지 못하고 있다. 가끔 아내가 해주는 김치찌개를 먹으면서 "옛날 청계천6가에서 먹어본 김치찌개는 참 맛있었는데" 하면 아내는 "또 그 청계천 김치찌개 소리. 이제 그만 좀 하세요" 하고 핀잔하기 일쑤였다.
1958년, 고등학교 2학년 때다. 값싼 기숙사 생활을 하다 보니 끼니마다 같은 반찬에 물리곤 했다. 그래서 친구들과 어울려 가끔씩 매식을 하러 다녔다. 동대문 근처를 휩쓸다가 숭인동에서 황학동 쪽으로 청계천 다리를 건너갔다. 거기 계천 판자촌에 '김치찌개집'이라는 먹 글씨로 쓴 작은 간판이 붙은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 바닥은 여기저기 판자 사이로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악취가 풍기고 검은 폐수가 흐르는 청계천 바닥이 그대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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