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있는風景

세미원

by 진 란 2007. 9. 5.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

 

사랑을 위하여/김종환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를 들으면 이상하게도 경기도 양평에 있는 양수리가 생각난다.
새벽에 물안개 자욱한 조용한 북한강가를 드라이브하고 싶어진다.

8월 초 양수리의 세미원을 찾았다.
두물머리를 가기 전에 먼저 들렀다.
세미원은 한꺼번에 관람객이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예약을 받는다.
예약하지 않으면 관람객이 많을 경우 줄서서 기다려야 한다.
연꽃축제가 한창이라 많은 인파가 몰려들었으나
미리 인터넷으로 예약을 했기에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묵묵히 북한강이 흐르고 연꽃과 수생식물 그리고 들꽃
세미원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물과 꽃의 정원이다.



sh232.jpg

sh244.jpg

sh233.jpg

sh234.jpg

sh245.jpg

                sh239[1].jpg
                   식물원에 있는 빨래판 징검다리

세미원에는 식물원이 있어 많은 수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다
제대로 된 사진이 없어 사진은 생략




세미원 
황명순
 

림프에 심지 키우듯
재로 덮어둔 아궁이속 부지깽이 발갛게 달아 오르는 듯
꽃봉오리 마다 점등식 환한 불 밝혔다
잔잔한 물결 일으키며 꽃잎 게울 때 마다 꽃대 파르르 떤다.

진흙속에 오롯이 피어낸 연꽃
때 묻은 마음 비추어질까? 발돋움 발돋움하였다
더럽혀진 발등 쓸어내리고 성근 속내 기꺼이 끌어안는다.

살짝 스친 살갗의 상처
끌어안고 얼마나 전전긍긍하며 살았던가?

퍽퍽한 세상
부패되어 들러붙은 얼룩진 흔적들
치대고 으깨어지면서 헹궈 지는 동안 디딤돌의 골 무디어 진다

연잎 틈 사이 짱짱하게 밀어 올린 연꽃
바람이 들고 난 자리
어지럽게 엇갈리는 갈등 잠재우며 고운 낯빛 디밉다

자박 거리면 한 바퀴 돌아 나오는 길
은밀한 의식 내 안에서도 일어났나 보다
맑아지는 시야 물꼬 트이는 소리 가만 가만 들려온다.






연꽃은 그 이름을 구별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분홍색을 띄면 홍련이 되고,
흰색은 백련, 노란색이 완연하면 황련이라 생각하면 된다.
백련은 그 향기가 진하다.
백련은 그 꽃잎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수련 Queen of Siam

물 가까이서 고개만 물 밖으로 내밀고 있다면 그 연은 수련이다.
수련은 영어로는 water lily, 즉 물에 핀 백합이란 뜻으로 종류와 이름이 다양하다.
크게 온대성 종류와 열대성 종류로 나누고 40종 내외의 기본 종과 많은 인공잡종이
있다. 개화기는 5-9월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중부이남지역에서 많이 자란다.
한방에선 더위 먹은 데 사용하거나 소아경풍, 불면증 등에 사용하며
민간요법으로는 꽃을 지혈제,강장제로 쓰고 서양에선 위장약 성분으로 추출해
쓰기도 한다.
수련의 수는 일반적 예상처럼 물 수(水)가 아니라
졸거나 잠자다는 뜻의 수(睡)이다.
수면(睡眠)의 수가 바로 그에 해당된다.



황련

나는 유독, 진흙에서 나왔으나 (더러움에) 물들지 않고, 맑고 출렁이는 물에 씻겼
으나 요염하지 않고,속은 비었고 밖은 곧으며, 덩굴은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
하며, 향기는 멀수록 더욱 맑고, 꼿꼿하고 깨끗이 서 있어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으
나 함부로 가지고 놀 수 없는 연꽃을 사랑한다.

주돈이의 <애련설>에서



꽃이 잎을 오므리고 있으면
빛이 은은히 새어나오듯 신비한 느낌인데
잎을 활짝 벌리고 있으면
속의 빛이 텅 비어 버린 듯하고 신비롭지도 않다

사람도 말이 많으면 속이 비어 보이고
말은 별로 안 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주기만 해도
그윽하게 보일 때가 있다.







"새처럼 바람처럼/산하"

조선닷컴 산하님의 글사진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