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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스크랩] 모과꽃은 이렇게 예쁩니다

by 진 란 2007. 4. 5.

 

며칠째 찬바람이 불어오는데
4. 3 행사에 참여하느라고 관덕정에서 이틀 동안 떨었다.
어제는 좋은 가수들이 오니까 할 일도 있고 안 가도 되겠지 하고
'탐라순력' 3호 마지막 교정을 보았다.

 

모과나무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교목으로
중국 원산인데 관상수, 과수 또는 분재용으로도 많이 심는다.
꽃은 연한 홍색으로 5월에 피고 지름 2.5∼3cm이며 1개씩 달린다.

 

그런데, 이 나무 열매인 모과는 불명예스런 속담의 주인공이다.
이른바 '어물전 망신은 꼴두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그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 향기를 좋아해 모과를 차안에 두거나 방안에 두는데도….

 

 

♧ 꽃의 모과 - 백우선 
 
수많은 손들이 가지 틈에 꼭꼭 심은 그를 향한 길의 씨를
꽃은 이처럼 커다랗게 빚어서는 사람에게 맡겼으리

 

손들의 그에겐 듯
그의 그에겐 듯
누구의 그에게든 다가가려고

 

제 분홍빛으로 속을 꽉 채우고
제 향의 풍류 잔치 열두 마당의
풍악소리 결결이 휘늘어뜨리고는


 

♧ 모과(木瓜) - 홍해리(洪海里) 
 
길바닥에 좌판을 벌여 놓고
밤 도와 마련하여 빚고 빚은
잡화 같은 시 한 편 펼쳐 놓으니
금싸라기 아침 햇살이 웃고 가네.

 

꽃이 피는 것은 착각이지만
열매 다는 일은 현실일지니
푸나무들 가슴 포갠 가난한 충만
마른 영혼 못 벗고 나 홀로 춥네.
 

 

♧ 모과꽃 - 김승기(夕塘)

 

천연두 마마를 앓듯이
겨울을 살아낸 삶
힘 넘치게
푸른 잎 틔우다

새잎마다 비늘 번득이면서
연홍색 꽃을 피우면
내 팔뚝에도 불끈 힘줄이 서다

맑은 영혼으로
햇살마다 실어 올리는 꽃향
덩치 큰 곰보의 얼굴이
오히려 예쁘다

여름 내내 정성으로 키우는 열매
그 달디단 향이
가을을 듬뿍 적시면
하늘이 깜짝 놀라다

 

누가 너를 못난이라 하느냐
사람의 눈으로 자연을 들여다본다는 것
아주 조심스런 일이야

 

 

♧ 모과 - 김지헌 
 
생뚱맞아서 어디 과일 축에나 끼겠어
전라도 어느 산골 인심 좋은 아낙을
닮은 모양새
시고 떫은 거야 어쩔 수 없다지만

 

노오랗게 살이 올라 반질반질 윤이 나는
모과 몇 알
지금 문갑 위에서 목하 사색 중이신가

 

밤 마실이라도 나가면 어느새
치마 끝자락에 따라 붙어
뭉근하게 코끝 아리는 향내가
속내 깊은 여자 같다

 

출처 : 김창집의 오름 이야기
글쓴이 : 김창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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