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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스크랩] 저 깊은 詩의 江 / 진 협

by 진 란 2007. 3. 13.

       

 

    저 깊은 詩의 江 

 

                     - 진 협 - 

 

永遠한 放浪 

 

詩는 말의 寺院이다.

훌륭한 시를 쓴다는 것은 훌륭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시는 진실한 바탕에서만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훌륭한
철학자나 도덕가가 시인이 될 수 없는 것은 시라는 독특한 표현방식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시인이란 대체 어떤 사람인가, 또 어떤 사람이어야 시인이 될 수 있는가.
이런 물음은 시란 무엇인가 라는 물음과 같이 영원히 해답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시대마다 달리 시가 정의되어 왔지만 그것은 완전무결한 것일 수 없다.
시를 보는 관점에 따라서 그 시대의 문학은 규정되는 것이고 또 시대마다
다른 정의를 내림으로써 문학은 변천되어 오는 것이다.
시인을 예언자로 보느냐, 언어의 마술사로 보느냐, 사물의 해석자로 보느냐,
시대의 증인으로 보느냐 하는 등등의 물음에 대하여는 그 어느 것도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면서도 시인은 누구나 그러한 물음 앞에 자기를 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근본적인 물음으로 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 앞에 항상 서야 하리라 생각한다.
10년을 시와 생활했더라도, 아니 20년간 시를 써온 경우라도 시인이란 어떤
사람인가,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가지지 않은 시인은 불행한 시인이다.

 

나는 이런 물음 앞에 선 하나의 보잘 것 없는 방랑자다.
위대한 시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하는 물음을 찾아서 일생동안
방랑할 것이다.
 

 

한 줄의 詩를 기다리며

 

나는 시를 기억해 주기를 바라되 누가 썼는가 하고 시인의 이름을 기억해 주기를
원치 않는다.
일생동안 한 줄의 시를 기다리는 심정으로 살다가 죽은 뒤에 한 권의 詩集이
나온다 해서 시인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일생동안 시인으로서 살아가지 않고서는 한줄의 시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러한 나의 詩精神은 나 자신의 욕망을 줄이는 작업부터 시작된다.
나의 이름자를 세글자에서 한글자를 깍아내고 나서 출작 '변명(辨明)'을 얻었다.

 

 

                         ♧ 月刊詩誌 《心象》 1979年 1월號에서


 


 

사진: Asiatic Hybrids Lily (MIRRELA) 

출처 : 心香
글쓴이 : 마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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