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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스크랩] 그 땐 몰랐습니다 /詩:김춘경

by 진 란 2007. 3. 15.
 

 

 

 

 

 

 

그 땐 몰랐습니다 /詩:김춘경



 

처음엔 몰랐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사랑인지를



같이 걸어도 그대 뒷모습만 보이고
함께 먹어도 혼자만 분주하고
사랑을 나누어도 한 사람만 기쁨을 차지하는
그 땐 몰랐습니다



찌그러진 치약 바로 놓고
뒤집어진 양말 켤레 쓸어 담으며
흐트러진 신문조각들 정리할 때는
사랑이 왜 그리도 밉던지
그 땐 알지 못했습니다



눈꽃가루 머리에 쌓인 채
처진 어깨 몰래 감추면서
힘겨운 쓴 잔 속에 인생을 버리는
당신을 보면서 이제야
조금씩 느낍니다



우리들의 사랑은
구겨진 심장의 한구석에서
그렇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때는 몰랐습니다
사랑은 모든 걸 버려야 얻어진다는 것을



- 사공 -

 

 

 

 


출처 : 외투 벗는 일
글쓴이 : 헤르메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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