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진은영
처음으로 시의 입술에 닿았던 날
내가 별처럼 쏟아져 내리던 날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며
환하고도 어두운 빛 속으로 걸어간 날
도마뱀을 처음 보던 날
나는 푸른 꼬리를 잡으려고 아장아장 걸었다
처음으로 흰 이를 드러내고 웃었던 날
따스한 모래 회오리 속에서
두 팔 벌리고 빙빙 돌았던 날
차도로 뛰어들던 날
수백 장의 종이를 하늘 높이 뿌리던 날
너는 수직으로 떨어지는 커튼의 파란 줄무늬
그 뒤에 숨어서 나를 바라보았다
양손에 푸른 꼬리만 남기고 네가 사라져버린 날
누가 여름 마당 빈 양철통을 두드리는가
누가 짧은 소매 아래로 뻗어나온 눈부시게 하얀 팔꿈치를 가졌는가
누가 저 두꺼운 벽 뒤에서 나야, 나야 소리 질렀나
네가 가버린 날
나는 다 흘러내린 모래 시계를 뒤집어놓았다
-사진:경복궁 향원정 근처 2012년10월31일 오후3시 이후
01.The Sea - Andante
02.Nostalgia - The Soft
03. only Our Rivers Run Free - James Last
04. An Improvisation on the Canon - Robin Spielberg
05. Lincoln's Lament - Michael Hoppe
06. The Town I Loved So Well - Phil Coulter
07. A Love Idea - Mark Knopfler
08. Forest Hymn - Bill Douglas
09. Love is - Daydream
10. Jeg Ser Deg Sote Lam - Susanne Lundeng
11. Angel's Sing - Hiko
12. Hymn - Vangelis
13. Long Long Ago - Yuriko Nakamura
14. May Be - Yiruma
15. Ballade For Kay - Acoustic Alchemy
16. Reodor's Ballade - Sigmund Groven
17. Somewhere Still The Rose - Tim Janis
The Sea - Andante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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