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 시인이 15년만에 펴내는 세 번째 시집 『뿔라부안라뚜 해안의 고양이』가 시인시각시선 001번 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시집은 "문화와 문화 사이의 간극 좁히기. 하여 보편성을 함의한 세계어를 체득하기. 최준의 천재성은 바로 이 지점에 놓여 있다.
이를테면 시인의 시적 통찰력은 인도네시아인들의 삶을 속속히 들여다보고 체험하면서, 그것을 한국적인 시적 서정으로 승화시키는 데 있다.
문화를 통섭하여 보편문화를 창조하기. 『뿔라부안라뚜 해안의 고양이』의 시적 위의威儀는 바로 이 지점에 있는데,
그것은 언어가 감당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라는 놀라운 평가(해설 문학평론가 김석준)를 받으며 이 세상에 태어났습니다.
한국의 시가 세계의 독자들에게도 충분히 읽힐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이 시집은 그 가치가 돋보입니다.
[출처] 새 시집 시리즈 첫 번째 선택, 최준 시집 출간!|작성자 시인시각 [면수] 168쪽 [발행] 2009.12.15
[약력]
1984년 『월간문학』 신인상 시 당선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하여 1990년 『문학사상』 신인상 시 당선, 1995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시조가 당선되었다. 시집 『개』,『나 없는 세상에 던진다』 등이 있고 2007년 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수혜했다.
[시인의 말]
지난 삶 속에 인도네시아에서 보낸 5년이 들어 있다.
이 시집은 그 흔적들이다. 사람보다 자연이 더 절실했던 날들.
시간이 흘러, 기억해야 할 소중한 순간들을 많이 놓쳤다.
10년 전, 나를 인도네시아에 살게 하고 영원한 아픔으로 남은 아버지와, 서른다섯 해 짧은 생을 살다 간 사랑하는 아우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 [차례] 자바섬 바나나 호모 에렉투스 인도양 오랑우탄 동물원 터널 기억, 찌부불 시간의 주름 극락조 염전 파파 염소의 노래 호텔 그랜멜리아 오늘만 둥근 달 이십 년 뿔라우 스리부로 간 세 명의 여행자 옛집 앞 공터 물고기 굽는 시간 흔적 또는 기억 운명 밀림의 왕자 고기잡이 소년 여행 중인 사내 조랑말 마차 1 뿔라부안라뚜 해안의 고양이 사원 보로부두르 엑스트라 자카르타 펭귄 반둥, 밤, 반둥 순다족 여자 흐린 눈알 물고기 9월 밀림 도서관 사원의 발자국 나무 속의 새 비스듬히 순다 끌라빠항 새집 땅그랑 포도 파는 여자 작은 손 야자수 성자 파파야 댄스 꿈꾸는 벤자민 저녁의 개미들 12월 바나나에 관한 마지막 소묘 허공의 문신 근황 불혹不惑 진흙 붉은 강 산책길의 반짝임 묘비 박물관에서 바다거북 들꽃들의 외출 일요일의 축제 조랑말 마차 2 사탕수수밭이 있는 풍경 1 사탕수수밭이 있는 풍경 2 휴화산 산정에서 영면永眠 발리를 맛있게 여행하는 방법 와룽에서 담배를 사다 뿐짝 해설-김석준 동감同感의 시학 : 시적 통찰 혹은 서정의 깊이 [추천글] 지금 이 순간, 사막을 걸어가고 있는 한 마리 낙타가 있다. 보이는가. 2백 년 전 밀림을 불어가던 바람을 무릎 사이로 흘려보내며, 미라의 분신인 모래바람을 쓰라린 눈알로 받아내면서, 홀로, 외로이, 쓸쓸한 운명을 디디며, 견디며 가고 있다. 늘 그러하듯, 외계는 외롭다. 밖의 삶은, 언제나 고독하다. 시인이 아닐 때, 그저 한 사람일 때, 그의 외로움은 세상의 공터를 배회한다. 문명과 자연 사이, 삶과 죽음 사이, 그 비좁은 틈새를 비척이며 홀로 가고 있다. 인도네시아라는 사막을 5년 동안 걸어갔다 온 한 마리 낙타. 나는 그를 안다. 생이 분량이 아니라 사유라 하면, 그의 사유는 천둥과 번개를 지나고, 밀림을 길 낸다. 이 길은 살아 있는 자의 생이므로, 섣부르게 답보하기 힘들다. 이 힘겨움의 힘이, 최준의 시다. 다 지나고 나서의 회상이 아니라, 여정을 노래하기에, 추억이 아닌 영원한 현재. 하므로, 그의 시는 지나온 발자국을 지우고, 앞길도 지운다. 거기엔 늘 외로움이 남지만, 알고 보면 그게 생이고, 우리 인생이고, 언어와 문화의 습속을 떠나 살아 있는 목숨의 본질이다.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극한의 삶의 슬픔을 만나고, 죽음을 건넌다. 그의 시는 여행자의 기록이되, 관찰자의 넋두리가 아니다. 기행이 분명하지만, 기행이 아니고, 언어가 분명하지만, 언어를 뛰어넘는다. 그래서 더 외롭고, 마음 아프다. 15년 만에 만나는 그의 시집은, 그렇다. 외계의 기록이다. 이 외로운 외계인과 술 한 잔 하는 일. 외로움을 새삼 확인하는 일. 이게 나의 몫이라면, 하루 빨리 등짐을 벗어야겠다. 그도 외롭고, 나도 외롭다. 하긴, 살아 있는 그 누군들 외롭지 않으랴. ―서정춘(시인)
[가격] 8000원
[ISBN] 978-89-93481-44-0
[출처] [001] 뿔라부안라뚜 해안의 고양이/최준 |작성자 시인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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