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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소식

'워낭소리' 수익금 10% 주인공에게 전달키로

by 진 란 2009. 2. 17.

'워낭소리' 수익금 10% 주인공에게 전달키로

 

이충렬 감독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70만 관객을 동원하는 놀라운 흥행성적을 기록하자 제작진은 주인공인 최원균 할아버지에게 뜻 깊은 선물을 하기로 했다.

별도의 러닝개런티 등 계약이 체결돼 있지 않았지만 '워낭소리'의 제작사 스튜디오 느림보 측은 수익 중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할아버지에게 사례금으로 전달키로 했다.

 

제작자인 고영재 PD는 "영화의 주인공인 최원균 할아버지께 감사의 표시로 영화 수익금의 10% 가량을 드릴 생각을 하고 있다"며 "돈으로 직접 드리는 것보다는 할아버지께서 원하는 물건으로 사 드리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스크린 가입률 98%)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개봉한 '워낭소리'는 개봉 1달이 지난 15일까지 전국 71만 7885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약 48억 3060만원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이중 제작사가 받는 수익은 24억원 가량이다. 총 제작비가 2억원을 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12배가 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순 제작비가 1억원인 '워낭소리'는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해 1억 4000만원을 제작비로 썼다. 여기에 2000만원 정도를 디지털 프린트 비용으로 썼다. '워낭소리'는 대부분의 영화가 필름 프린트를 쓰는 데 반해 필름을 뜨지 않고 1벌당 60만원 가량으로 저렴한 디지털 프린트로 배급했다.


    '워낭소리’는 현재 독립 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성적을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영화관을 찾아 관람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조선닷컴

     

     

     

     

     

    [사설]

    독립영화가 한국영화를 살린다

    독립영화 < 워낭소리 > 가 어제 관객 4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독립영화 최대 흥행작 < 우리 학교 > (10만), 외국 독립영화 최대 흥행작 < 원스 > (20만)보다 네 배 혹은 두 배 많은 관객이다. 일곱 곳으로 시작한 스크린도 이제 128곳으로 늘었다. 앞으로 100만 관객은 너끈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국의 상업영화가 죽을 쑤는 상황에서, 저예산 예술영화가 보인 이런 성취는 한국 영화의 가능성과 함께 나아갈 길을 시사한다.

    그러나 독립영화의 이런 성공은 < 워낭소리 > 로 끝날지 모른다는 소리가 절박하게 들린다.

    엊그제 대표적인 독립영화 감독 다섯 사람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위기감을 토로했다.

    다양성과 예술성을 추구하는 독립영화에 대한, 미약했던 지원 프로그램마저 올해부터 대폭 사라지거나 축소됐기 때문이다.

     

    사실 < 워낭소리 > 가 스크린 일곱 곳에서 개봉될 수 있었던 것도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의 독립영화 개봉지원 제도(아트플러스 시네마네트워크) 덕분이었다.

     

    그런데 이 제도는 지난해 말로 사라졌다.

    최근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타이거상을 받은 양익준 감독의 < 똥파리 > 는 이 제도가 사라지면서 개봉이 무산될 뻔했다.

    개봉 지원 외에 제작 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축소되거나 독립영화에 혜택이 돌아가기 힘들게 바뀌었다.

    영진위는 장편의 경우 상업영화와 경쟁하도록 했고, 장편 다큐멘터리 역시 방송사나 충무로 주류 제작사와 맞대결하도록 했다.

     

    아이와 어른을 맞붙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제작과 배급 양쪽에서 지원 제도가 사라지면 독립영화가 설 곳은 사실상 없어진다.

    어렵사리 제작한다고 해도 멀티플렉스 극장은 열이면 열 거들떠보지 않는다.

    이들의 관심은 영화에 들인 제작비와 마케팅비일 뿐, 작품의 예술성이나 영화적 다양성은 관심 밖이다.

    독립영화는 영화적 다양성을 지키는 보루다.

    그 노력이 없었다면 한국 영화는 저급한 할리우드 영화의 아류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아울러 독립영화는 작가정신으로 무장한 감독 연출자들의 산실이며, 새로운 영화 탄생의 모태이기도 하다.

    한국 영화에 참신한 인재와 새로운 상상력을 제공하는 수원지인 것이다.

     

    그런 독립영화를 어떤 미련한 기관이 죽이려 들까.

    시행착오는 바로잡고, 더 효율적인 지원 제도를 개발해 독립영화가 한국 영화의 수원지 구실을 다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겨레 | 기사입력 2009.02.13 20:50

     

    <워낭소리> 100만 코앞... "이 정도일 줄 몰랐다"

    독립영화 신기록 연일 갱신 중... 입소문이 날개

     

    조은미 (cool)

       
    '워낭소리'
    ⓒ 인디스토리
    워낭소리

    오마이뉴스 창간 9주년 기념

    <워낭소리> 이충렬 감독과의 대화

    오마이뉴스 창간 9주년 기념 <워낭소리> 특별단체관람이 오늘 열립니다.

     

    오마이뉴스의 특별이벤트에 초대되신 53쌍(106명)의 당첨자들은 저녁 8시 20분까지 신분증을 가지고 상영관으로 오시면 됩니다.

     

    당첨자들은 서울 중구 삼일로에 있는 독립영화 상영관 인디스페이스에서 1시간 18분간에 걸쳐 <워낭소리>를 관람한 뒤 이 감독을 모시고 1시간 30분간 대화를 나눌 예정입니다. 

    "이번 주말엔 100만 명을 넘을 것 같다. 최대? 알 수 없다."

     

    영화 <워낭소리> 배급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인디스토리 조계영 팀장이 16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말이다. <워낭소리>가 크게 사고쳤다. 흥행 사고다. 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가 이번 주말 100만 흥행을 바라보고 있다. 독립영화 흥행의 '과속 스캔들'이다.

     

    <워낭소리>는 지난 15일 관객 70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71만7885명이다. 거기다 하루 3만에서 4만명 관객이 꾸준히 들고 있다. 이대로라면, 이번 주말 100만 관객은 어렵지 않게 생겼다.  <워낭소리>가  한국 독립영화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100만 앞둔 <워낭소리>... 독립영화 흥행기록 갈아치우다

     

    시작은 조용했다. <워낭소리>는 1월 15일 7개관에서 개봉했다. 개봉 1주차 1만1000명이 관람했다. 그리고 영화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관객 반응은 뜨거웠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상영관도 늘어났다. 개봉 2주차 7개관이 21개관으로 늘어났다. 극장이 3배 늘자 관객은 4배가 늘었다. 2주차 4만7천 명 관객을 기록했다. 1월 29일, 상영관이 다시 32개관으로 늘었다. 관객도 5만4천명을 기록했다. 한국 독립영화 흥행 신기록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흥행에 속도가 붙었다. 개봉관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개봉 3주차 2월 2일 드디어 10만 명을 넘어섰다. 2월 11일엔 전국 98개관 상영, 40만 9000명을 기록했다. 급기야 지난 주말인 2월 16일엔 전국 120여 개관에서 상영,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번 주말인 22일께엔 100만 명을 바라본다. 최대 관객수? 예측 불가다. 개봉 한 달이 넘었다. 하지만 관객수는 되레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워낭소리>는 지금 한국 독립영화의 신기록을 쓰는 중이다.

     

    "자신 없진 않았지만... 이렇게까지 들진 몰랐다"

     

    이 영화의 배급과 마케팅을 담당하는 인디스토리 조계영 마케팅팀 팀장은 "자신이 없었던 건 아닌데 이 정도까지 터질 줄은 몰랐다"며 "극장도 이 정도까지 늘 줄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워낭소리>는 독립영화다. 극장 개봉도 어렵다는 다큐멘터리다.

     

    제작비도 일반 상업영화에 비해 턱없이 적다. 인디스토리 측은 "제작비 1억원에 배급 마케팅비 1억원, 지금까지 총2억원이 들었다"고 밝혔다. 일반 상업영화 평균제작비가 30억 원가량인 걸 감안할 때 적아도 보통 적은 게 아니다. 그것도 제작비 1억 원 가운데 4천만 원은 영화진흥위원회 지원을 받았다. 나머진 이충렬 감독이 사비를 털었다. 1억 원 제작비 영화가 일반 상업영화도 드문 100만 관객을 바라보는 사고를 친 셈이다.

     

    그렇다면 <워낭소리> 흥행의 힘은 뭘까? 조계영 팀장은 영화 흥행의 힘을 "우선 영화의 힘"이라며 "입소문이 나 점차적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기다 시기를 잘 탄 것 같다며, "작년까지 <과속스캔들> 같은 영화가 웃음 코드를 줬다면 뭔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워낭소리>가 지닌 감동 코드가 사람들 마음을 자극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800만 명을 넘긴 영화 <과속스캔들>과 <워낭소리>는 흥행 코드가 같다. 두 영화 다 '입소문'이 흥행 포인트였다. 개봉 뒤 입소문에 힘을 얻어 뒷심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영화 마케팅도 영화 자체의 재미에 기댄 입소문 전략이 주요했다. <과속스캔들>은 개봉 전에 대대적인 시사회를 열었다. 시사회 때 영화를 본 관객들은 홍보맨이 됐다. 영화가 재밌다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흥행에 날개를 달았다. <워낭소리>도 '입소문' 전략을 썼다. 영화 자체의 힘이었다.

     

    입소문 마케팅 '성공'... 디지털이라 배급비 부담 없어

     

       
    영화 '워낭소리'
    ⓒ 인디스토리
    워낭소리

    <워낭소리> 마케팅을 담당한 조계영 팀장은 말했다.

     

    "우리도 영화 보면 나쁜 입소문 날 영화가 아니라 독립영화치고 시사회도 크게 했다. 일반 상업영화가 시사회를 2만에서 2만5천 기본으로 한다면, 독립영화는 많이 해야 500명이었다. 하지만 <워낭소리>는 2천 명이 넘게 시사회를 열었다. 2천 명이 넘는 시사회를 통해 입소문이 났다. 그 전에 '부산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이미 관객층한테 인지도도 있었다."

     

    보통 독립영화 시사회보다 4배나 넘는 관객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열었던 '입소문' 전략은 들어맞았다. <과속스캔들>처럼, <워낭소리>도 영화 스스로 관객을 불러모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스스로 영화 홍보를 자처했다. "감동적"이란 소문이 퍼졌다. 극장 스스로 영화 상영을 요구했다. 작은 영화관을 중심으로 개봉했던 영화는 멀티플렉스 상영관으로 확대됐다. 120여 개인 상영관은 아직도 늘어나는 중이다.

     

    조계영 팀장은 "우리한테도 '극장 어디에서 하냐?'는 연락이 많이 오는데, 멀티플렉스 극장은 '당연히 여기서 하지 않냐?' 문의 오니까, 부랴부랴 연락 와 걸겠단 극장도 생긴다"며 "이래저래 입소문도 돌고 스코어 올라가고, 이젠 공중파 뉴스도 많이 다루니까 뉴스나 이런 걸 보고 중장년층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워낭소리> 최대 흥행의 숨은 공신은 또 있다. 독립영화는 아무리 입소문이 좋아도 상영관 확대를 꺼린다. 극장 상영용 프린트 제작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이다. 상영관이 늘어날수록 프린트 제작 부담도 늘어난다.

     

    하지만 <워낭소리>는 다르다. 필름 프린트가 아니다. 디지털 상영이기 때문이다. 상영관 확대에 따른 부담이 훨씬 적다. 결국 디지털이 120여 개관까지 개봉관을 확대시킨 숨은 공신이 됐다. <워낭소리>가 이처럼 계속 상영관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려나갈 수 있었던 이유다.

     

    조계영 팀장은 "극장도 이 정도까지 늘 줄 상상 못했다. 하지만 디지털 상영이라 부담은 없다"며 "필름이었다면 한정적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급비가 상당히 늘었지만 디지털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며 "경제적 효율적으로 배급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워낭소리>의 최대 관객수는 얼마나 될까? 관객 눈길이 쏠린 가운데, <워낭소리>가 한국독립영화사를 다시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