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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서울에서 놀랍도록 조용한 ‘뜨는’ 동네 부암동

by 진 란 2008. 5. 24.

서울에서 놀랍도록 조용한 ‘뜨는’ 동네 부암동

 



서울에 놀라운 곳은 많다. 특히 다운타운에서 직장이나 대학을 다니고, 밤에도 다운타운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에게 부암동 같은 동네는 마을 전체가 심산유곡의 절간과 다름없다.

 

자동차 지나가는 소리 말고는 정신이 먹먹해질 정도로 조용한 거리... 산기슭을 따라 올라가노라면 세상을 뜨는 착각마저 드는 곳. 그러나 곳곳에 미술관, 맛집, 전망좋은 카페가 속속 있는곳. 부암동을 찾았다.

북촌 산책 루트

부암동을 가려면 지하철3호선 경복궁역에서 내려 효자동 버스정류장까지 걸어가야 한다. 그리고 지선버스 0212, 1020, 7022 버스를 타고 부암동주민센터 앞에서 내리면 된다.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청와대 앞으로 해서 걸어 올라가도 좋다. 청와대 경비를 맡은 사복경찰 외에는 개미새끼 한 마리 없는 청와대 뒷길을 걷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부암동주민센터 앞으로 가면 변하는 부암동을 단박에 눈치 챌 수 있다. 예쁜 카페들이 하나 둘 들어섰는가 하면, 분식집이 있던 자리가 인테리어 공사중인 곳도 눈에 띈다.

 

그러나 부암동은 아직은 적막한 산책을 즐기기에 손색없는 곳이다. 주민센터앞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걸어가다, 고개 정상에서 북쪽으로 들어서면 환기미술관 입구가 되는데, 환기미술관은 돌아가는 길에 들르고, 일단 언덕길을 따라 20분 쯤 가면 만날 수 있는 산모퉁이 갤러리 카페를 먼저 올라갈 것을 권한다. 산모퉁이는 목아박물관 관장이 만든 집이다.

산모퉁이 옥상에 있는 테라스 정원에 올라가면 부암동 계곡 건너편 동네가 마치 스위스
루체른의 산기슭 동네처럼 아름답게 보이며 멀리는 서울 시내 고층빌딩이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좋은 전망을 갖고 있다. 이곳에서 쉬고 다시 부암동으로 내려와 미술관, 갤러리, 맛집 등을 돌아다니다 보면 약 서너 시간이 지나가 있을 것이다.

산모퉁이 뷰포인트

1. 서울시내다. 사진 촬영을 한 날은 서울에 마른 안개가 끼어 있어서 풍경이 희미하게 나타나지만, 살짝 흐린날이나, 난반사가 적은 날에는 선명한 서울의 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2. 청와대 뒷산. 울창한 숲이 장관이다. 가파른 경사에도 불구하고 성곽이 조성되어 있다.

북악산길 산책로

오랜 산책을 희망한다면 북악산길 산책로를 거니는 것도 좋다. 창의문에서 팔각정으로 거쳐 성북구 경계선까지의 거리는 7.6km로 왕복 15.2km이다. 개방은 되었으나 밤 10시부터는 출입이 금지되는 곳이니, 가고싶은 사람은 낮에 다녀오는 게 상책.

부암동 눈에 띄는 곳

환기미술관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물방울을 그렸던 작가 후화 김환기를 기념하는 미술관이다. 한국
추상미술 1세대인 그는 서정주의적 화풍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섞어줌으로써 파리, 뉴욕에까지 그 이름을 떨쳤던 사람이다. 환기미술관에서는 현재 환기재단 작가전 '문미애를 추억하다'를 전시 중이며 연계 이벤트로 가족교육프로그램 '우리 가족 아틀리에 추억의 사진 꾸미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일정과 참가비, 미술관 이용법은 홈페이지 참조. http://whankimuseum.org

마음을 찍는 사진관 봄

간판만 보아도 그저 영화 한편 보는 듯한 낌의 진짜 사진관이다. 각종 증명 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며 테이크아웃 또는 잠시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커피와 차를 마실 수도 있는 특색있는 공간이다.

 

핸드드립, 에스프레소, 카페모카, 생과일쥬스 등을 주문할 수 있다. 가격도 착하다. 단연코 사진관이 주종목이다. 02-3173-4001 http://blog.naver.com/mircleye3.do

Dropp Organic Coffee

10년 경력의
바리스타 세 사람이 만든 드롭커피 전문점. 커피는 어떤 커피든 물방울로 만들기 때문에 이름도 드롭으로 했다고 한다.

주방에는 드립용 소품들이 정돈되어 있고, 에스프레소 머신은 완전 소외당한 채 뒤켠에 놓여 있는 집이다. 깔끔한 인테리어, 오가닉, 드립, 커피 리필이 아닌 또 다른 커피 등 느낌이 좋은 집이다. 02-394-0045 www.dropp.co.kr

Club Espresso

커피를 팔고, 커피를 연구하고, 커피 때문에 울고 웃는 사람들의 공간이다. 서울에서 에스프레소가 가장 맛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깊은 연륜도 갖고 있는 곳이다. 오늘의 커피를 입구에 써붙여놓아, 아는 사람은 각오를, 커피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호기심을 주기도 한다. 02-764-8719

Shortcake

귀엽고 소담스럽고 디자인 독특한 소품들을 파는 가게다. 온라인숍의 오프라인 매장이다. 주방, 리빙, 아가용품, 여자아이 용품, 다기 등을 한매한다. 11시에 문을 열어 7시면 닫는다. 온라인 주소는 www.shortcake.kr

오가닉카페

노란집 냉동식품, 화학조미료는 물론 전자레인지마저 사용하지 않는 오가닉카페다. 핫케이크, 우기농 드립커피, 국화차, 유기농 모과차, 8종류의 내추럴 꽃잎차 등을 주문할 수 있다. 오후 1시에 문을 열어 10시에 닫는다. 통채로 빌려 조촐한 파티를 열 수도 있다. 016-215-6536

쥬얼리 & 갤러리 作

개관전으로 보이는 은공예전이 열리고 있던 쥬얼리 & 갤러리 작. 작은 공간이지만 은은하고 미니멀한 공간과 소박한 인아웃테리어가 마음을 끄는 곳이다. 11시에 문을 열어 8시에 닫는다. 02-790-7402

갤러리 호기심에 대한 책임감 또는 Cafe Curiousity
그리고 대성이용원


카페라기 보다는 갤러리다. 주인의 작업실이다. 문 열고 닫는 일도 주인 마음대로였으나 지금은 부암동이 살짝 혼잡해지는 바람에 일정한 시간을 지키는 편이라고 한다. 갈령하고 슬픈 색깔로 가득한 공간이다. 그 옆에 있는 대성이용원은 35년의 역사를, 조금도 자랑하지 않는 집이다.

모노콜렉션

디자이너 장응복 씨의 작업실과 로드숍이 이곳에 있다. 작업실은 사진관 봄 뒷쪽 언덕에 있고, 숍은 대성이용원 옆에 있다. 모노콜렉션은 사람의 진정한 즐거움을 인테리어와 텍스타일, 그리고 제품 속에 담아내는 것을 행복해하는 작가의 솜씨와 마음이 묻어있는 곳이다. 02-517-5170

CHEERS!

통닭집이다.
푸드스타일리스트와 음식 관련 방송 작가들이 줄기차게 찾아가 위하여!를 외치는 곳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어떤 닭, 무슨 기름을 사용하는지, 단골들 말에 의하면 이 집 통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맛있다고 한다. 2시에 열어 1시에, 금토일은 12시에 열어 01시에 문 닫는다. 02-391-3566

NONAME

어쩐지 들어가고싶은 곳이다. 산모퉁이 바로 뒤에 있는 허름한 민가다. 마당에 아무렇게나 앉아 두부와 부침개에 소주나 막걸리 한 잔 하면서 서울의 심산유곡을 노래하기에 딱 좋은 공간이다. 대리기사가 있는 자동차가 꼭 있어야 할 듯.



[글·사진 = 이책
프리랜서] 매일경제 | 기사입력 2008.05.23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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