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닭 문화관 김초강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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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혼 ‘꼭두닭’ 아시나요
《닭 그림, 닭 도자기, 닭 십자수, 닭 접시, 닭 조각품, 닭 기념주화, 닭 우표…. 16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서울 닭 문화관’ 안은 온통 닭과 관련된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닭 그림, 닭 도자기, 닭 십자수, 닭 접시, 닭 조각품, 닭 기념주화, 닭 우표…. 16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서울 닭 문화관’ 안은 온통 닭과 관련된 물건들로 가득 차 있었다.
1층 한쪽에 마련된 카페 테이블의 찻잔과 설탕 그릇에도 닭이 그려져 있었고 벽에 걸린 달력, 심지어 쓰레기통에도 닭의 그림이 담겨 있었다. 상의에 은색 닭 브로치를 달고 관람객을 맞는 김초강(67) 관장은 국내외 3000여 점의 닭 미술, 공예품을 모아 지난해 12월 19일 이곳에 닭 문화관을 열었다.》
○ 꼭두닭과 맺은 20년 인연
김 관장은 간호학을 전공하고 이화여대 보건교육과 교수로 일하다 2005년 정년 퇴직했다.
닭과 특별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그의 삶에 닭이 ‘들어온’ 것은 1980년대 후반의 어느 가을날이었다.
당시 학생들과 함께 강원도 산골로 수학여행을 떠난 김 관장은 자신의 일행에게 밥을 지어 주던 민박집 주인이 전통 상여 위에 얹히는 닭 모양 ‘꼭두’를 장작 대신 쓰는 것을 봤다.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이 불쏘시개로 쓰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김 관장은 이후 닭 모양 꼭두를 모으기 시작했다.
김 관장이 소유한 3000여 점의 닭 관련 물품 중 ‘꼭두닭’은 1000개를 넘는다. 모양과 색상이 다양할 뿐 아니라 300년이 넘는 것도 있다. 닭 문화관 2층은 바로 이 꼭두닭들을 모아 놓은 상설 전시 공간이다. 전시명은 ‘꼭두닭과 민화전’.
김 관장은 “머리 나쁜 사람을 닭에 견주어 부르는 등 현대 한국인의 닭에 대한 시각은 크게 왜곡돼 있다”며 “우리 선조들은 닭을 극락왕생의 인도자이자 망자를 외롭지 않게 지켜 주는 동물로 생각해 상여 위에 반드시 꼭두닭을 올렸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올해 말경 자신이 소장한 91개의 꼭두닭을 도록으로 만들어 ‘꼭두닭(KOKDOODAK)’이라는 책을 한국어와 영어로 펴낼 계획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 중 하나인 꼭두닭에 대해 알리고 싶어서다.
○ 닭 미술품 찾아 ‘세계 삼만 리’
김 관장은 1990년대에 닭과 관련된 미술, 공예품 수집의 범위를 넓혔다.
주말이면 가방 하나 둘러메고 동대문 풍물시장, 황학동 벼룩시장을 돌며 닭과 관련한 물건을 찾아다녔다. 방학 때면 미국, 유럽, 동남아 등을 방문해 닭 관련 물품을 사 모았다.
미국에 갈 때면 뉴욕 시에서 멀지 않은 로체스터 시의 골동품 상점을 자주 들렀다. 그가 이 상점을 자주 찾으면서 처음 갔을 때 1달러면 사던 닭 공예품이 몇 년 뒤 갔더니 7달러로 값이 올랐고, 이후 수십 달러를 호가했다.
요즘도 김 관장은 휴관일인 월요일마다 새로운 ‘닭’을 찾아다닌다.
○ 주변 가볼 만한 곳
닭 문화관은 한옥 밀집지인 ‘북촌’ 내에 있어 한가롭게 거닐며 한옥을 구경하기에 좋다.
이 건물 길 건너편에는 명성황후의 생가가 있다. 감사원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분위기 좋은 음식점과 갤러리가 많은 삼청동이 나온다. 주변에 북촌미술관, 자수박물관, 부엉이박물관 등 소형 박물관이 모여 있어 한 번에 여러 박물관을 볼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꼭두닭과 맺은 20년 인연
김 관장은 간호학을 전공하고 이화여대 보건교육과 교수로 일하다 2005년 정년 퇴직했다.
닭과 특별한 관련이 없어 보이는 그의 삶에 닭이 ‘들어온’ 것은 1980년대 후반의 어느 가을날이었다.
당시 학생들과 함께 강원도 산골로 수학여행을 떠난 김 관장은 자신의 일행에게 밥을 지어 주던 민박집 주인이 전통 상여 위에 얹히는 닭 모양 ‘꼭두’를 장작 대신 쓰는 것을 봤다.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이 불쏘시개로 쓰이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김 관장은 이후 닭 모양 꼭두를 모으기 시작했다.
김 관장이 소유한 3000여 점의 닭 관련 물품 중 ‘꼭두닭’은 1000개를 넘는다. 모양과 색상이 다양할 뿐 아니라 300년이 넘는 것도 있다. 닭 문화관 2층은 바로 이 꼭두닭들을 모아 놓은 상설 전시 공간이다. 전시명은 ‘꼭두닭과 민화전’.
김 관장은 “머리 나쁜 사람을 닭에 견주어 부르는 등 현대 한국인의 닭에 대한 시각은 크게 왜곡돼 있다”며 “우리 선조들은 닭을 극락왕생의 인도자이자 망자를 외롭지 않게 지켜 주는 동물로 생각해 상여 위에 반드시 꼭두닭을 올렸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올해 말경 자신이 소장한 91개의 꼭두닭을 도록으로 만들어 ‘꼭두닭(KOKDOODAK)’이라는 책을 한국어와 영어로 펴낼 계획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한국의 전통문화 중 하나인 꼭두닭에 대해 알리고 싶어서다.
○ 닭 미술품 찾아 ‘세계 삼만 리’
김 관장은 1990년대에 닭과 관련된 미술, 공예품 수집의 범위를 넓혔다.
주말이면 가방 하나 둘러메고 동대문 풍물시장, 황학동 벼룩시장을 돌며 닭과 관련한 물건을 찾아다녔다. 방학 때면 미국, 유럽, 동남아 등을 방문해 닭 관련 물품을 사 모았다.
미국에 갈 때면 뉴욕 시에서 멀지 않은 로체스터 시의 골동품 상점을 자주 들렀다. 그가 이 상점을 자주 찾으면서 처음 갔을 때 1달러면 사던 닭 공예품이 몇 년 뒤 갔더니 7달러로 값이 올랐고, 이후 수십 달러를 호가했다.
요즘도 김 관장은 휴관일인 월요일마다 새로운 ‘닭’을 찾아다닌다.
○ 주변 가볼 만한 곳
닭 문화관은 한옥 밀집지인 ‘북촌’ 내에 있어 한가롭게 거닐며 한옥을 구경하기에 좋다.
이 건물 길 건너편에는 명성황후의 생가가 있다. 감사원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분위기 좋은 음식점과 갤러리가 많은 삼청동이 나온다. 주변에 북촌미술관, 자수박물관, 부엉이박물관 등 소형 박물관이 모여 있어 한 번에 여러 박물관을 볼 수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07년 11월 19일 (월)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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