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묘
박형준
학생식당 창가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손대지 않은 광채가
남아 있습니다
꽃 속에 부리를 파묻고 있는 새처럼 눈을 감고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은
말 속에 손을 집어넣어봅니다
사물은 어느새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어머니
반짝거리는 외투
나를 감싸고 있는 애인
오래 신어 윤기 나는 신발
느지막이 혼자서 먹는 밥상이 됩니다 죽은 자와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와도 만나는 시간
이마에 언어의 꽃가루가 묻은 채
나무 꼭대기 저편으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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