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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소식

한풍렬 개인전

by 진 란 2008. 5. 4.

     

    소묘

    박형준

     

    학생식당 창가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손대지 않은 광채가
    남아 있습니다


    꽃 속에 부리를 파묻고 있는 새처럼 눈을 감고
    아직 이 세상에 오지 않은
    말 속에 손을 집어넣어봅니다


    사물은 어느새
    광대뼈가 툭 튀어나온 어머니
    반짝거리는 외투
    나를 감싸고 있는 애인
    오래 신어 윤기 나는 신발


    느지막이 혼자서 먹는 밥상이 됩니다 죽은 자와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자와도 만나는 시간
    이마에 언어의 꽃가루가 묻은 채
    나무 꼭대기 저편으로 해가 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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