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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默 2 - Socrates / 묵언수행

by 진 란 2008. 1. 30.

 

 

 

 

출처 :Socrates 교육단상 원문보기 글쓴이 : Socrates

소크라테스님의 나무 그림을 보고 있으면 우주, 하나의 커다란 우주가 서있는 것 같다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으면 내가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 안식을 누릴 것만 같아 흐믓해진다 그림을 보고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두 개의 그림이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음에도 우주에는 생명이 가득하고 그 생명은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더욱 무성하다 사람이 손이 닿으면 닿을수록 발길이 잦으면 잦을수록 자연은 훼손되고 우주가 생명력을 잃어가고 마침내는 공멸하는 일조차도 올 것이다. 풀 하나 벌레 하나도 그 자리에 있을 때 그게 가장 최적의 환경에 있는 것이다 내가 소유하고자 옮겨오기 시작하면 이미 죽음은 예견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가끔 쉰소리로 하는 말이지만 야생화를 사랑하는 사람이 야생화를 훼손할 기회가 잦고 산을 사랑해서 자주 오르는 사람이 그 발길로 인해 산을 다치게 할 기회가 많은 것이다. 아이 사랑도 그렇다 아이도 너무 사랑해서 손을 내밀어주기 시작하면 그 아이는 죽을 때까지 피터팬으로 살 뿐이다, 요즘 말로 마마보이라고 하던가? 피터팬과 마마보이는 좀 많이 다른 표현이지만 몸만 크고 생각은 어느 정점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본다. 주위에 좀 성격이 과격하거나 적극적인 엄마에게서 자란 아이들이 더 자립적으로 자기 진로를 결정해 가는 것을 본다. 자유롭게 놔두었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강한 회초리(말 또는 매)를 들게 되는데 가히 그 기운을 감당할 기운이 없는 말하자면 기가 딸리는 아이들이 무서워서 잔소리 듣기 싫어서 앞장을 가리다보니 자립심이 강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내 주위에 성질이 좀 더럽다(완곡한 표현법을 쓰자면) 싶은 엄마들의 아이들이 학교도 척척 잘가고 알바도 척척 알아서 잘하고 그렇더라는 것. 난 오늘도 남편에게 된소리 들어서 오후 내내 울고 말았다. 남편 말대로 하자면 엄마가 마음이 약해서 애들을 못휘어잡으니 애들이 엉망이라는 것이다. 큰 아이때도 대학실패 원인이 나라고 짚어준 남편의 말이다. 지금 작은 아이도 역시 수능이 잘 나올 줄 알고 기대치가 높았는데 이건 형보다 한수위다 어쭈구리 싶어 정말 아무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 앓다가 내 몸이 앓고 있는 중인데 도대체 어떻게 할지 결정도 못하고 속수무책인데 남편은

왜 어디라도 못뚫어보고 왜 그렇게 무심한거야? 아니면 재수를 빨리 시작하든가 그렇게 세월만 보내면 어쩔거냐는 건데..... 이맘때의 고3엄마들 입장은 그저 죄인이다. 고개 들 수 없고 나갈 일 안만들고 기가 죽어설랑 ... 그래도 아이한테 모진 소리를 못하고 혼자 소리죽여 울고 말았던 오후, 아이는 취미로 다니는 실용음악학원에 늦지도 않고 잘 다녀왔다. 한시간이나 걸려서 가는 곳을 지각도 안하고 한시간 배우고 한시간 걸려서 귀가하는 그 먼곳을 지각한번 결석한번 하지 않고 댕기는 거다. 초등학교때부터 고3 졸업이 목전인 오늘날까지 학원시간을 지켜본 적 없던 아이다. 꼭 한두시간쯤 빼먹거나 결석을 하거나 그래서 안보낼 수도 없고 그럴거면 다니지 말라고 하면

안다니면 뭐할건데요 하고 적반하장이라 울며겨자먹기로 (학원살리기 차원에서 다니는 학원같았음) 학원을 계속 보내야만 했으니 물질적 심적 고통이 오죽 했겠는가 학원비가 싸기나 하나?

고3때는 싹뚝 잘라 120만원가량을 꼬박꼬박 지출했으니 그거 적금 들면 얼마?

학원뿐만 아니다, 학교도 바로 코앞에, 제일 가까운 곳에 이사를 해서 사는데도 늘상 단골지각생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아이가 지가 관심을 갖고 있으니까 거기는 그리 먼데도 불구하고 가는것이다. 악기를 배우는가 했는데 가만보니 발성법을 하고 있다 참내... 이해가 되요? 그래도 난 이해를 해야 한다. 귀여운 내 자식이므로 남편말대로 하면 내 성질이 모질지 못해서 애들교육을 베렸다는 것인데 지금 당장 길고 짧은 것을 대보아서 잘했다 못했다 결정 내리는 것은 너무 급하지 않나? 내 혼자 속으로만 구시렁구시렁...ㅋ 나만의 묵언수행중이다 이 겨울내내, 20080129 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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