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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더 깊은 눈물 속으로-이외수

by 진 란 2008. 1. 14.

 

 

더 깊은 눈물 속으로

이외수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비로소 내 가슴에 박혀 있는
모난 맷돌들이 보인다

결국 슬프고
외로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라고
흩날리는 물보라에 날개 적시며
갈매기 한 마리
지워진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파도는 목놓아 울부짖는데
시간이 거대한 시체로
백사장에 누워 있다

부끄럽다
나는 왜 하찮은 일에도
쓰라린 상처를 입고
막다른 골목에서
쓰러져 울고 있었던가

그만 잊어야겠다
지나간 날들은 비록 억울하고
비참했지만
이제 뒤돌아보지 말아야겠다

누가 뭐라고 해도
저 거대한 바다에는 분명
내가 흘린 눈물도 몇방울
그때의 순순한 아픔 그대로
간직되어 있나니
이런 날은 견딜 수 없는 몸살로
출렁거리나니
그만 잊어야겠다

흐린 날 바다에 나가 보면
우리들의 인연은 아직 다 하지 않았는데
죽은 시간이 해체되고 있다

더 깊은 눈물 속으로
더 깊은 눈물 속으로
그대의 모습도 해체되고 있다

 

 

1946 경남 함양 출생
1965 춘천교육대학 입학
1972 강원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견습어린이들> 당선
1975 <世代>지에 중편 <勳章>으로 신인문학상 수상 강원일보에 잠시 근무
1976 단편 <꽃과 사냥꾼> 발표
1978 장편 <꿈꾸는 식물> 출간
1979 단편 <高手> <개미귀신> 발표
1980 창작집 <겨울나기> 출간, 단편 <박제> <언젠가는 다시 만나리> <붙잡혀 온 남자> 발표
1981 중편 <장수 하늘소> 단편 <틈> <자객열전> 발표 장편 <들개> 출간
1982 장편 <칼> 출간
1983 우화집 <사부님 싸부님> Ⅰ,Ⅱ 출간
1985 산문집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 출간
1986 산문집 <말더듬이의 겨울수첩> 출간
1987 서정시집 <풀꽃 술잔 나비> 출간
1990 4인의 에로틱 아트전(나우갤러리)
1992 장편 <벽오금학도> 출간
1994 산문집 감성사전> 출간 仙畵 개인전(신세계미술관)
1997 장편 <황금비늘> Ⅰ,Ⅱ 출간
1998 산문집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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