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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스크랩] 줄 치며 읽는 시

by 진 란 2007. 7. 11.

 

 

 

 

바람이 몹시도 부는 날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살았던 시절의 이야기는 바람따라 먹장구름처럼 몰려왔다 몰려갔다.

시절은 가도

그의 시간에 있던 스코올과 같은 슬픔은 여전히 남아 있다.

 

 

 





 

 

 

 

 

 

 

 

 

 

 

 

 

 

 

 

 

 

거리

 

........................박인환

나의 시간에 스코올과 같은 슬픔이 있다
붉은 지붕 밑으로 향수가 광선을 따라가고
한없이 아름다운 계절이
운하의 물결에 씻겨갔다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지나간 날의 동화를 운율에 맞춰
거리에 화액(花液)을 뿌리자
따뜻한 풀잎은 젊은 너의 탄력같이
밤을 지구 밖으로 끌고 간다

지금 그곳에는 코코아의 시장이 있고
과실처럼 기억만을 아는 너의 음향이 들린다
소년(少年)들은 뒷골목을 지나 교회에 몸을 감춘다
아세틸렌 냄새는 내가 가는 곳마다
음영같이 따른다

거리는 매일 맥박을 닮아갔다
베링해안 같은 나의 마을이
떨어지는 꽃을 그리워한다

황혼처럼 장식한 여인들은 언덕을 지나
바다로 가는 거리를 순백한 식장으로 만든다

전정(戰庭)의 수목 같은 나의 가슴은
베고니아를 끼어안고 기류 속을 나온다
망원경으로 보던 천만(千萬)의 미소를 회색 외투에
싸아
얼은 크리스마스의 밤길로 걸어보내자

 

 

 

 

 

 

출처 : 그림자로 만나다
글쓴이 : perpetua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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