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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따스한 이웃의 이야기

by 진 란 2006. 12. 15.

어느 장애인의 수기

실밥이 뜯어진 운동화, 지퍼가 고장난 검은 가방 그리고 색바랜 옷.....
내가 가진 것 중에 헤지고 낡아도 창피하지 않은 것은 오직 책과
영어사전 뿐이다.
집안 형편이 너무 어려워 학원
수강료를 내지 못했던 나는 칠판을 지우고
물걸레 질을 하는 등의 허드렛 일을 하며 강의를 들었다.

수업이 끝나면 지우개를 들고 이 교실 저 교실 바쁘게
옮겨 다녀야 했고,
수업이 시작되면 머리에 하얗게 분필 가루를 뒤집어 쓴채
맨 앞자리에 앉아 열심히 공부했다.

엄마를 닮아 숫기가 없는 나는 오른쪽 다리를 심하게 절고 있는
소아마비다.
하지만 난 결코 움츠리지 않았다.
오히려 내 가슴 속에선 앞날에 대한 희망이
고등어 등짝처럼 싱싱하게 살아 움직였다.
짧은 오른쪽 다리 때문에 뒤뚱뒤뚱 걸어다니며,
가을에 입던 홑 잠바를 한겨울에까지
입어야 하는 가난 속에서도 나는
이를 악물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그러던 추운 어느 겨울날, 책 살 돈이 필요했던 나는
엄마가 생선을 팔고 있는 시장에 찾아갔다.
그런데 몇 걸음 뒤에서 엄마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차마 더 이상 엄마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눈물을 참으며 그냥 돌아서야 했다.


엄마는 낡은 목도리를 머리 까지 칭칭 감고,
질척이는 시장 바닥의 좌판에 돌아앉아
김치 하나로 차가운 도시락을 먹고 계셨던 것이다.
그날 밤 나는 졸음을 깨우려고 몇 번이고 머리를
책상에 부딪혀 가며 밤세워 공부했다.
가엾은 나의 엄마를 위해서......

내가 어릴적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엄마는
형과 나, 두 아들을 힘겹게 키우셨다.
형은 불행히도 나와 같은 장애인이다.
중증 뇌성마비인 형은 심한 언어장애 때문에
말 한마디를 하려면
얼굴 전체가 뒤틀려 무서운 느낌마저 들 정도이다.
그러나 형은 엄마가 잘 아는 과일 도매상에서
리어카로 과일 상자를 나르며
어려운 집안 살림을 도왔다. 그런 형을 생각하며
나는 더욱 이를 악물고 공부했다.

그뒤 시간이 흘러 그토록 바라던 서울대에 합격하던 날,
나는 합격 통지서를 들고 제일 먼저
엄마가 계신 시장으로 달려갔다.
그날도 엄마는 좌판을 등지고 앉아
꾸역꾸역 찬밥을 드시고 있었다.

그때 나는 엄마에게 다가가 등 뒤에서
엄마의 지친 어깨를 힘껏 안아 드렸다.
'엄마...엄마..., 나 합격했어.....'
나는 눈물 때문에 더 이상 엄마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엄마도 드시던 밥을 채 삼키지 못하고
하염 없이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장 골목에서 한참동안 나를 꼬옥 안아 주셨다.
그날 엄마는 찾아오는 단골 손님들에게 함지박 가득 담겨있는
생선들을 돈도 받지 않고 모두 내주셨다.
그리고 형은 자신이 끌고 다니는 리어카에
나를 태운 뒤. 입고 있던 잠바를 벗어
내게 입혀 주고는 알아들을 수도 없는 말로
나를 자랑하며 시장을 몇 바퀴나 돌았다.

그때 나는 시퍼렇게 얼어있던 형의 얼굴에서
기쁨의 눈물이 흘러 내리는 것을 보았다.
그날 저녁, 시장 한 구석에 있는 순대국밥
집에서 우리 가족 셋은
오랜만에 함께 밥을 먹었다.
엄마는 지나간 모진 세월의 슬픔이
북받치셨는지 국밥 한그릇을 다 들지 못하셨다.
그저 색바랜 국방색 전대로 눈물만 찍으며

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꺼냈다.
'너희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기뻐했을텐데......
너희들은 아버지를 이해해야 한다.

원래 심성은 고운 분이다.
그토록 모질게 엄마를 때릴만큼
독한 사람은 아니었어.
계속되는 사업 실패와 지겨운 가난 때문에
매일 술로 사셨던 거야.
그리고 할 말은 아니지 만.....
하나도 아닌 둘씩이나 몸이 성치 않은
자식을 둔 애비 심정이 오죽했겠냐?
내일은 아침일찍 아버지께 가 봐야겠다.
가서 이 기쁜 소식을 얼른 알려야지.'

내가 어릴 때 부모님은 자주 다투셨는데,
늘 술에 취해 있던 아버지는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들 앞에서 엄마를 때렸다.
그러다가 하루종일 겨울비가 내리던 어느 날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들에 대한
죄책감으로 유서 한 장만 달랑 남긴채
끝내 세상을 버리고 말았다.

고등학교 졸업식날, 나는 우등상을 받기위해
단상위로 올라가다가 중심이 흔들리는
바람에 그만 계단 중간에서 넘어져 바닥으로 떨어졌다.
움직이지 못할만큼 온 몸이 아팠다.
그때 부리나케 달려오신 엄마가
눈물을 글썽이며 얼른 나를 일으켜 세우셨다.
잠시 뒤 나는 흙 묻은 교복을 털어
주시는 엄마를 힘껏 안았고 그 순간,
내 등 뒤로 많은 사람들의 박수 소리가 들려왔다.

한번은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도서관에서
공부하다가 컵라면으로 배를 채우기 위해
매점에 들렀는데 여학생들이 여럿 앉아 있었다.
그날따라 절룩거리며 그들 앞을 걸어갈 자신이 없었다.
구석에 앉아 컵라면을 먹고 있는
내 모습이 측은해 보일까봐,
그래서 혹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올까봐 주머니 속의 동전만
만지작거리다가 그냥 열람실로 돌아왔다.

그리곤 흰 연습장 위에 이렇게 적었다.
'어둠은 내릴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 어둠에서 다시 밝아질 것이다.'
이제 내게 남은건 굽이굽이 고개 넘어
풀꽃과 함께 누워계신 내 아버지를 용서하고,
지루한 어둠 속에서도 꽃등처럼 환히
나를 깨워 준 엄마와 형에게 사랑을 되갚는 일이다.

지금 형은 집안 일을 도우면서 대학 진학을
목표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아무리 피곤해도 하루 한시간씩 큰소리로
더듬더듬 책을 읽어 가며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발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오늘도 나는 온종일 형을 도와 과일
상자를 나르고 밤이 되서야 일을 마쳤다.
그리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어두운 창밖을 바라보며
문득 앙드레 말로의 말을 떠올렸다.
'오랬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 간다'는 너무도 아름다운 말이다.


→위의 글은 10 년전 서울대학교
합격자 생활수기 공모에서 고른 글이다.
그후 이학생은 우수한 성적으로
공부하여 지금은 미국에서 우주항공을 전공하여
박사과정에 있으며 국내의 굴지 기업에서
전부 뒷바라지를 하고있으며 어머니와 형을
모두 미국으로 모시고 가서
같이 공부하면서 가족들을 보살핀다고 한다


이글은 한번만 읽기보다는 두서너번
읽을수록 가슴에 뜨거운 전류가 흐르면서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들고 고통스러울적에
올라가든 암벽에서 생명줄인 밧줄을
놓아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주인공이 합격한날 세모자가 시장 모퉁이
순대국 집에서 모처럼 뜨거운 국물로 밥을
말아먹어면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누구에게 감사를 드렸겠으며 엄마는 도시락 하나
못 싸주고 학원 한번 못 보내준 설음이 얼마나 북받쳤을까
말도 제대로 잘 못하는 형은 사랑하는
동생을 리어카에 태워서 시장바닥을 돌며
얼마나 행복해 했을까...?

요즘 우리사람들은 사랑이나 행복, 성공을
너무 쉽게 얻으려고 하고 쉽게 노력도 아니
해보고 포기하려고 하며 지금도 장마비 속에서
우리의 아버지.형.아들들은 세상을 원망하면서
서울역 지하도에서 주린 배를 움켜쥐고

눅눅한 콘크리트 바닥에서 신문지 한장을 이불삼아
자면서도 내일의 꿈과 희망을 접지 않고
한 순간을 이겨 나가는 사람이 많다.

누구를 원망하지 말고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서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수 있다는것을
우리들은 이런글에서 감동하고 있듯이!.......

 

-누군가 보내준 메일에서-

 

 

사랑의 기적

rescueinghug.jpg

태어난 지 얼마 안된 두 쌍둥이입니다.  

왼쪽 아이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인큐베이터 속에서 혼자 죽음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아이를 불쌍히 여긴 한 간호사는 병원의 수칙을 어기며 두 아이를 한 인큐베이터 속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러자 건강한 오른쪽 아이가 자신의 팔을 뻗어 아파하는 아이를 포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러자 놀랍게도 왼쪽아이의 심장 박동도, 체온도, 모두 정상으로 돌아오고 건강을 되찾게 되었다고 합니다.

 

 

-따뜻한 이야기코너에서 퍼 온 글-

 

 

 

 

 

 

 

 

 

 

 

 

 

 

 

 

 

 

 

 

 

 

 

 

 서로의 체온으로


  한 남자가 네팔의 눈덮인 산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살을 에는 추위에 눈보라까지 심하게 몰아쳐 눈을 뜨기조차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아무리 걸어도 인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때 멀리서 여행자 한 사람이 다가왔고 둘은 자연스럽게 동행이 됐습니다. 동행이 생겨 든든하긴 하지만 말 한 마디 하는 에너지라도 아끼려고 묵묵히 걸어 가는데 눈길에 웬 노인이 쓰러져 있었습니다.  그대로 두면 눈에 묻히고 추위에 얼어죽을게 분명했습니다. 그는 동행자에게 제안했습니다.

  "이 사람을 데리고 갑시다. 이봐요, 조금만 도와줘요."

하지만 동행자는 이런 악천후엔 내 몸 추스리기도 힘겹다며 화를 내고는 혼자서 가 버렸습니다. 그는 하는 수 없이 노인을 업고 가던 길을 재촉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그의 몸은 땀범벅이 되었고 더운 기운에 노인의 얼었던 몸까지 녹아 차츰 의식을 회복하기 시작했습니다. 두사람은 서로의 체온을 난로 삼아 춥지 않게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얼마쯤 가자, 멀리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의 입에서는 안도의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으아, 살았다. 다 왔습니다 할아버지."

  그런데 두 사람이 도착한 마을 입구에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일까?'

  그는 인파를 헤치고 들여다 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에워싼 눈길 모퉁이엔 한 남자가 꽁꽁 언채 쓰러져 있었습니다. 시신을 자세히 들여다 본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마을을 코앞에 두고 눈밭에 쓰러져 죽어간 남자는 바로 자기 혼자 살겠다고 앞서가던 그 동행자였기 때문입니다.

 

-'TV동화 행복한 세상 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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