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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란45

거미줄 거미줄 / 진란 자주 다니는 푸나무에 집을 지었지 사람들의 발길에 채여 구겨지길래 다시 허공에 이쪽과 저쪽을 연결하여 촘촘하게 끈끈하게 얼기설기 엮었지 파닥거리는 것들, 파닥거릴수록 더욱 수렁에 빠진 함정처럼, 빠져나가려고 수단을 쓸수록 옭아지는 으뭉한 늪처럼, 몇 겹의, 몇 겁의 내 사.. 2011. 10. 7.
가을, 누가 지나갔다 가을, 누가 지나갔다/ 진란 숲을 열고 들어간다 숲을 밀고 걸어간다 숲을 흔들며 서있는 바람 숲의 가슴에는 온전히 숨이다 숲을 가득 들이쉬니 나뭇잎의 숨이 향긋하다 익숙한 냄새, 킁킁거리며 한참 누구였을까 생각하였다 그대 품에서 나던 나뭇잎 냄새가 금세도 이 숲에 스며들었었구나 개똥지빠.. 2011. 10. 6.
솔잎 하나님 메일 안녕하십니까? 구재기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가 했더니 그 큰 수확으로 진란 시인님의 시작품집을 만났습니다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리고 첫 시집을 상재하셨음에 큰 박수를 드렸습니다 그러나 그 박수를 이제서야 글로 옮겨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산뜻하고 정갈한 모습의 아름다운 시집 속에 좋은.. 2011. 10. 6.
해국, 꽃 편지 해국, 꽃 편지 진 란 잠시 여기 꽃그늘에 앉아도 되겠습니까? 꽃빛이 너무 좋아도 눈물이 나는 걸까요? 당신을 더듬는 동안 내 손가락은 황홀하여서 어디 먼 곳을 날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어지럽던 동안 바닷물이 밀려오듯 눈물이 짭조름해졌습니다 우리가 자주 머물던 바다를 생각했습니다 그 .. 2011.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