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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소식

애완동물 강자로 떠오른 고슴도치, 왜?

by 진 란 2009. 6. 28.

간편하게 키울수있는 소형 반려동물이 인기다] [머니투데이 정현수기자]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해 한다"는 말이 있다. 뾰족한 가시를 등에 지고 사는 고슴도치지만, 부모만큼은 자식을 사랑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요즘 세대들에게 이 말은 통하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고슴도치에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슴도치가 애완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애완용 고슴도치의 경우 일반인의 상식과 달리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다, 상대적으로 기르기도 쉽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근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고슴도치를 기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왜 고슴도치인가?

"어떻게 고슴도치를 길러요?"
고슴도치를 기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다. 이 같은 질문은 고슴도치의 가시와 연관이 있다. 위기를 느끼면 밤톨처럼 돼 버리는 고슴도치를 만질 수는 있겠냐는 의문인 것이다. 동시에 만지지도 못하는 애완동물을 길러서 뭐하냐는 조소섞인 질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 같은 의문은 보기 좋게 허물어지고 만다. 고슴도치도 주인을 알아보기 때문이다. 고슴도치는 주로 냄새와 소리로 주인을 알아본다. 주인을 알아보는 고슴도치는 주인에게 가시를 세우지 않아서 심지어 등을 쓰다듬을 수도 있다.

기르는 방법도 상대적으로 간단하다. 고슴도치는 주로 사료를 먹고 산다. 고슴도치용 사료가 판매되고 있지만, 주로 고양이용 사료를 잘 먹는다. 하루에 먹는 양이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사료값도 비교적 적게 든다. 사료값은 한 달에 5000원 가량 든다.

하지만 고슴도치가 좋아하는 먹이는 따로 있다. 바로 밀웜(딱정벌레 유충)이다. 고슴도치는 애벌레처럼 생긴 밀웜 냄새만 맡아도 흥분할 정도로 밀웜을 좋아한다. 그러나 밀웜을 먹이기 위해선 구충제도 먹여야 한다. 또 많이 먹으면 탈이 나기 때문에 양도 조절해야 한다.

이 밖에 고슴도치를 기르기 위한 공간, 고슴도치 집 바닥에 까는 베딩(주로 톱밥)과 물통 정도만 있으면 고슴도치를 키울 준비는 끝난다. 그만큼 손이 덜 가기 때문에 청소년들이나 바쁜 직장인들에게 인기다. 너른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소음이나 배설물로 인한 이웃의 불평도 걱정하지 않아도 돼 아파트나 다세대주택에서 키우기에도 적합하다.

◇ 애완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고슴도치

고슴도치를 기르는 인구가 늘면서 고슴도치 관련 시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얼마전 한 매체에서 실시한 반려동물 사진 공모에서 수적인 면에서 개, 고양이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보편화됐다. 고슴도치를 다루는 전문 쇼핑몰도 새롭게 생겨나고 있으며, 기존에 있던 희귀 애완동물 전문 쇼핑몰에서도 고슴도치의 위상이 높아졌다.

특히 최근 고슴도치 분양가가 낮아지면서 쇼핑몰 방문객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고슴도치의 종류에 따라 분양가가 15~3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에는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한 사람들도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가격이다.

여느 애완동물과 마찬가지로 고슴도치를 주제로 한 인터넷 동호회도 다수 개설돼 있다. 현재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는 고슴도치 인터넷 동호회가 수십개에 이르고 있으며, 가장 유명한 인터넷 동호회의 경우 회원수가 7만여명의 이를 정도다.

이들 인터넷 동호회들은 고슴도치 사육 정보에서부터 분양 정보까지 다양한 정보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통상 한 마리씩 키우는 고슴도치의 특성을 감안해 동호회를 통해 서로 교배할 짝을 찾아주는 일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2년째 고슴도치를 키우고 있는 김정훈(28·회사원)씨는 "비슷한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다보니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많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기르지 않는 동물을 키운다는 것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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