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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소식

화가 김점선

by 진 란 2009. 3. 23.

 

 

죽음을 예견한 듯, 화가 김점선의 자서전

 

암으로 투병중이던 서양화가 김점선이 22일 타계함에 따라 최근 펴낸 자서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암에 걸려 죽음을 가까이 느끼며 한 생을 정리하면서 죽음을 예견한 듯,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에 대한 그의 생각이 응축돼 있는 까닭이다


그는 자서전 ‘점선뎐’의 말미에 “장엄하게 죽기 위해서 이런 제목의 글을 쓴다. 십년 전, 죽어가는 남편을 위해 ‘황홀’이라는 글을 썼다. 죽어가는 그를 내 필력을 다해 장엄하게 묘사했다. 그는 이 세상의 마지막 글읽기로 그 글을 읽었다. 그는 장엄하게 죽었다. 마찬가지로 이 책은 나 자신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다”고 썼다.

관습적 잣대에 얽매이지 않고 거침없이, 자신이 스스로를 주장하는 삶을 살아온 그가 자신에게 바치는 찬사로서, 죽음의 서사시로서 그는 자신의 전기를 쓰고 생을 마감했다.

 
박완서의 베스트셀러 ‘친절한 복희씨’의 책 그림으로도 잘 알려진 김씨는 자서전에서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는 독특한 삶을 통째로 털어놓은 바 있다.
개성 출신으로 배를 타고 탈출한 6.25 피난길, 대학원 시절 마음에 안드는 과목 수강을 거부해 제적당한 일, 실험영화를 만들면서 누드 촬영감독으로 화제를 불러모은 일, 처음본 남자와 하루만에 결혼한 일 등 그가 움직이면 모든게 뉴스였다.

그가 즐겨 그린 환상적인 꽃과 말그림 등이 함께 실린 책에는 한 때 자신의 집이 있던 현재 박완서씨의 집까지 걸어가 뜰에 한참 앉아 있다가 오곤 했던 얘기가 있다. 거기엔 뜰 의자에 앉아 먼 곳을 응시하는 그의 모습도 함께 실려 있다. 그와 오랜 교분을 가져온 양희은, 이해인수녀, 장영희 교수와의 사연도 들어있다.

소설가 최인호도 김씨와의 교분이 두텁다. 역시 암투병중인 최씨는 최근 '가족'이란 연재물에서 김점선, 이해인 등 누이들이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투병중에도 특유의 씩씩함과 유머를 잃지 않은 그의 삶은 이제 펄펄 뛰는 에너지와 고요함이 공존하는 그의 작품으로 남았다.

이윤미기자(meelee@heraldm.com)

 

 

 


Yuhki kuramoto / Lake louse

 
김점선님의 작품 감상
(홍익대학교산업미술대학원)





우리집




오후




천사가 의자위에 둥둥



Home in my mind




동산




Duck in willow




황진희



붓꽃



견고한 집




여덟마리 오리




맨드라미와 노랑나비




빨간지붕과 오리두마리




버드나무와 꽃과 오리




september again




영가




여름 아침 꽃




모성 화려울한 신부




컵속의 백합




생일




컵속의 노란 붓꽃




모란 불멸




맨드라미




summer has come




산.가재미




아무리 해가 떠도 말은 꿈쩍도 않는다




아이리스




Thistle




For my father




산새두마리

     

     

    김점선님의 작품세계


    김점선은 단순화된 형태와 강렬한 색채로 자연물을 표현하는 작가이다.
    소설가 박완서의 말처럼 김점선의 그림은
    “대상이 풍기는 아리까리한 위선을 걷어내고 직통으로 본질을 포착하기
    때문에 사실적인 그림보다 훨씬 더 모란은 모란답고,
    백일홍은 백일홍 외에 다른 아무 것도 될 수가 없다. ”


    거짓없고 위선 부 줄 모르는 작가의 맑고 투명한 사고는
    특유의 대담함을 통해 유쾌하게 전해진다.
    파격적이지만, 너무나 재미있고, 꾸밈이 없는데도 예쁘고,
    색채도 구성도 맘대로 인 듯 하지만  차분한 그림. 어린시절 크레파스
    로 그림을 그리던 때의 마음처럼 정겹다.


    김점선의 그림의 소재는
    동물, 나무,꽃 등 자연물이 주를 이루는데,
    이 소재들은 작가의 기억과 경험속에서 새롭게 태어나,
    모두 포용하고  무조건적으로 주는 자연의 모성을 닮는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사물은 극도로 과장되거나 변형되어 있는데,
    이는 작가의 주관이나  특별한 감정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데포르마숑(Deformation)이라 불리는 이러한 기법은
    대상을 충실히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의도에 의해 고의로
    왜곡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재현하는 것 보다, 작가가 그림에
    담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게 전달 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근대이후 대부분의 경향에서 이러한 데포르마숑적 기법을 찾아볼 수 있다.


    김점선의 그림은 근작에 이르러 한층 더 간결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느낌인데,
    그럼에도 대상 특유의 본질을 잘 담아내고 있어서 작가의 화풍이 한 층 더
    성숙되었음을 보여준다, 


    “잘 그리겠다는것, 잘 보이겠다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질 때만이 그림이 시작될 수 있다.”
    고  말하는
    김점선의 그림은 대담하고 강렬하다.

     

    <다음 카페에서 퍼 온 글>

     

     

     

     

     

     

    하늘 걷기

     

    김점선

     

    나는 하늘에 있어도 날지 않는다 .
    나는 하늘 에서도 걷는다 .
    나는 새가 아니다 .

    사람일 뿐이다 .

     

    나는 치마를 펄럭이면서 하늘에서 걷는다 .
    맨발로 발가락을 쫙쫙 벌린 채
    하늘 에서도 걷는다 .
    발가락 사이로 바람이 쏵쏵 지나간다 .
    머리카락이 뒤로 훨훨 휘날린다 .

    벌린 잎 속으로 바람이 슥슥 들어간다 .

     

    나는 하늘에서 걷는다 .
    구름 사이를 힘차게 걷는다 .


     

     
    김점선 '세겹 눈'





    붉은 꽃이
    은막에 펼쳐지며
    활활 봄바람을  맞건만
    내가 눈을 깜박이는 동안
    어느새 비린내 나는 핏덩이가 된다

    -꾸청 [눈을 깜박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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