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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흥보가 - 놀보 둘째 박 타는 데

by 진 란 2008. 5. 13.

 

 

내용:

민요[상주함창], 신민요[금강산타령], 단가[사철가]를 부르고 몇 군데 새로 짚어 배웠습니다.

지난 시간에 배운 데를 복습했습니다.

먼저 중머리 '놀보가 보더니 좋아라고(놀보 능청낭 채우는 데)',

'놀보 둘째 박 타는 데(시리렁 실건 톱질이야)를 복습했습니다.

'상여 나오는 데(땡그랑 땡그랑)'을 새로 배웠습니다.

판소리에는 여러 민속음악 양식과 장단이 모아졌는데 '상여 나오는 데'는 상여소리입니다.

상여소리는 세마치 장단이고, 여기서는 중머리장단이지만

세마치 3박 네 장단이 모여 중머리 12박으로 이뤄졌다고 봐야 합니다.

북을 칠 때도 세마치에 가깝게 쳐야 합니다.

심청가 중 곽씨부인 초상 치르는 데서 상여소리가 나오지만

흥보가에서는 놀보를 골려주려는 상여소리이기 때문에

그저 구슬프게만 부르는 게 아니고 해학적인 면을 내야 합니다.

 

 

 


[중머리]
놀보가 보더니 좋아라고 주머니를 추켜들고 돈 궤 앞에가 앉아서, 닷냥을 넣어도 휑! 백냥
을 넣어도 간 곳에 없고 오백냥을 넣어도 간 곳이 없으니
"아이고 이 주머니가 새는구나 쌀뒤지로 쫓아가서 열말을 집어넣어도 뻥!, 백 석을 넣어도
간곳에 없고, 오 백석을 넣어도 간 곳이 없으니 헛간으로 쫓아가서 살림살이 가산 등물을
집어 넣는대로 간 곳이 없으니 놀보가 기가 맥혀 주머니를 추켜들고 벌벌떨면서 말을 헌
다." 


 [아니리]
"아이고 샌님 이 주머니가 웬 주머니요?"
"오 그것 능청낭이라고 허는주머니이니라."
"아이고 이 주머니가 사람 많이 상허게 생겼소."
"아니야 그 주머니가 잘 된 사람은 더 잘 되게 맹글고 못된 놈만 꼭 상하는 주머니이니라.
어라 어라 너무 많이 가져 왔는가 보다. 또 올것인디.."
"샌님 언제 또 오실라요?"
"오냐 , 나 갔다가 종종 심심하면 이렇게 한 번씩 찾아 올터이니 올때마다 이렇게 좀 채워
도라 잉?"
주머니를 들고 두어 걸음 나가더니 인홀불견 간 곳이 없제. 역꾼들이 어이없어 우두커니
섰으니
"여보소 역꾼들 그 노인이 상전이 아니라 은금보화가 변화해서 나를 지기 떠보느라고 그런
것이니 둘째 통에는 틀림없이 은금보화가 들었으니 염려말고 박 따오소."
역꾼들이 달려들어 또 한 통을 따다 놓고 타는디

[중머리]
"시르렁 실겅 톱질이야. 헤이여루 당겨주소. 은금보화가 변화되면 그런 법도 있다더라. 시
르렁 실겅 주소."
"여보소 역꾼네들. 내 말을 듣소 삼시 먹고 댓냥 줌세 은금보화가 나오거든 숨김없이 줏어
주소. 여봐라 청보야 홍야. 힘을 써서 어서 톱소리 맞어라."
"에이여루 홉질이야."
"워따 이 놈아 니가 홉질이야 허여노니 모도 다 호명허나부다."
시리릉실겅 시르렁 실겅 시르렁 당겨주소.

[휘머리]
실건실건 실건실건 실건실건 실건 슥삭 시르렁 시르렁 시스렁 슥삭 ! 박이 반쯤 벌어가니
박통 속에서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아니리]
놀보가 듣더니마는
"옳다 인자 금반상기 은반상기가 막 나달아 온다."
박이 쩍! 벌어져 노니 ,박통 속에서 물색좋은 상여 한 틀이 썩 나오는디,

[중머리]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땡그랑! 어어 넘차 너화너 만리강남 먼먼길에 놀보집 오기가 멀고도
멀구나 어 넘차 너화너 북망산천이 머다더니 놀보놈 집구석이 북망이로구나 어 넘차 너화너
놀보놈 집구석이 어디메뇨 그놈의 집터가 명당이라허니 어서 집을 뜯고 뫼를 쓰자 어허 넘
자 너화너! 



능청랑 주는 데 - 채수정
고수 - 박근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