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있는風景

맘보

by 진 란 2008. 3. 26.

맘보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세계인에게 쿠바 음악의 힘과 저력을 보여준 영화다.

천상의 목소리를 지닌 이브라함 페레는 아바나의 뒷골목에서 구두를 닦고 있었다. 그를 낯선 미국인이 찾아간다. 기타리스트 라이 쿠더는 이발사로 변신한 쿰바이 세군도 등 추억의 뮤지션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1950년대 아바나의 별들은 전설에서 불려나와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이라는 밴드로 부활한다.

 

그들의 음반은 그래미상을 받았고, 뉴욕 카네기 홀에서 공연까지 했다. 그들의 선율은 낯설지만 깊었다. 세계가 쿠바 음악을 다시 평가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이었다. 영화 속에서 선보인 그들의 음악은 대부분 템포가 느렸다. 하지만 그 안에 맘보, 차차차, 볼레로, 비긴, 칼립소 같은 리듬이 녹아 있었다. 아니 그들의 노래 속에서 다양한 리듬들이 분화되어 나왔다.

남미 음악에는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 흑인들, 유럽에서 건너온 이민자들, 원주민 인디오들의 음악이 섞여 있다. 다양한 인종의 여러 리듬이 합쳐진 일종의 변종이라고 할 수 있다.

 

남미 음악의 거대한 흐름 한복판에 쿠바가 있다. 라이 쿠더는 이렇게 말했다. "쿠바에서 음악은 강처럼 흐른다." 그런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원년 멤버들은 여성 보컬 오마라 포르투온도 혼자만 남겨두고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들의 음악만이 남아 오늘도 흐르고 있다.

쿠바의 전설적인 베이스 주자이며 맘보 리듬의 창시자인 이스라엘 카차오 로페스가 22일 타계했다.

 

그는 1930년대 모던 재즈에 쿠바 특유의 리듬을 가미시킨 맘보를 만들었다. 강렬한 음색에 거침없는 리듬은 미국으로 건너가 선풍을 일으켰다. 이내 지구촌이 열광했다.

 

그 영향으로 차차차 리듬이 출현했고 '살사'의 탄생에도 영향을 주었다. 맘보 리듬은 1950년대 중반 한국에 상륙했다. 맘보 리듬은 한국인의 가슴을 거세게 두드렸다. '맘보 바지'와 '맘보 카라멜'을 유행시킬 정도였다.

 

'맘보 타령' '닐리리 맘보' '도라지 맘보' 같은 노래가 사랑을 받았다. 맘보는 한국인의 일상생활 리듬을 한 박자는 빠르게 했다. 맘보 음악에 지구인들은 가슴을 설��고, 젊은이들이 엉덩이를 흔들었으니 카차오 로페스의 생애는 실로 우뚝하다. 떠났지만 맘보는 앞으로도 우릴 춤추게 할 것이다. 〈 김택근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