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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가을 길

by 진 란 2007. 10. 21.

EDT. 시하늘의 꽃사랑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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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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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길 2

 

 - 배 창 환 -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길도

가만히 짚어보면

단순 명료하다.

그렇지 않으면 길이 아니다.

 

화선지에 그어진 굵은 먹의 아름다움

왔던 곳으로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내 앞에 놓였던 길도

그런 길이었다.

 

새벽을 여는 거인의 발소리에 귀 세우며

벗들과 막걸리 나누어 마신 힘으로

하염없는 기다림으로

여기까지 걸어온 거친 길이었다.

 

그 길에 찍었던 내 작은 발자국도

몇개쯤은 남았을 터이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발자국은 커녕

못 보던 길 낯선 길 생전 꿈에도 생각 못한

그런 길만 있다.

 

미끈하게 확대 포장한 길도 길인가

눈물이 없는 길도 길인가

감동이 아닌 길 내게로 되돌아오는 길이

막힌 길도 길은 길인가

 

나는 그 길

가지 않으리라

 

그 길은 길이 아니므로

그 길은 결국 사람이 아닌 길이므로

바람 앞에 흩어지고 말

길 아닌 길이므로.

 

 

* 배창환 시집 '흔들림에 대한 작은 생각'(창작과비평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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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길(이수동)

 

First Yellow Leaf _ Ralf B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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