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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울산 광역일보 기사 하나

by 진 란 2006. 1. 19.
이생진 시인, 시 전문 계간 `주변인과 시` 초청 울산방문 [기사인쇄] [기사메일보내기]
입력 : 2006-01-18 20:01:29
일흔에도 식지않은 이생진시인의 창착열

"나는 지금 고흐를 할래요. 고흐는 순간 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사이프러스를 보면 사이프러스를 그리고 싶고 술을 보면 술을 마시고 싶고 여자를 보면 여자를 하고 싶고 순간 순간 하고 싶은 것이 많았어요. 나는 지금 고흐를 할래요. 아를에 있는 노란 집에 가서 노란 목도리를 하고 노란 해바라기를 그리며 술을 마실래요. 그러다가 밤이 되면 노랗게 취한 별이 되고 싶어요. 나는 지금 고흐를 하고 있어요"

지난 17일 오후 울산을 찾은 이생진 시인(77). 이 시인은 이날 남구 시내 한식당에 자리한 울산, 양산, 경주 시인들 앞에서 '고호 퍼포먼스'를 선보여 시에 대한 식지 않은 창작열은 물론 문화예술에 대한 넘치는 열정과 후배 시인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자신이 직접 준비한 노란색 목도리, 고흐의 작품 복사본, 고흐를 노래한 팝송 테이프를 갖고 고흐로 분해 이 곳에 함께한 시인들에게 큰울림을 전했다.
이 자리는 시 전문계간지 '주변인과 시'가 최근 '인사동'이란 시집을 상재하며 여전히 정열적인 창작활동을 하고 이시인을 초청한 자리.

'주변인과 시'는 2006년 봄에 발행할 제30호 문예지에 이시인의 시세계를 탐방하는 것을 특집으로 기획하고 있다.
이 시인은 시집으로 『그리운 바다 성산포』『섬마다 그리움이』『먼 섬에 가고 싶다』등이 있으며 최근 『인사동』을 펴냈다. 이런 까닭에 시인은 흔히‘섬시인'이라 불린다.

'주변인과 시' 노창재 편집주간은 " 이시인은 1929년생으로 문단의 원로 시인에 속하는 분이다. 40여권에 이르는 시집을 내었고 최근에도 새시집을 발표하는 등 창작열정이 젊은 시인을 압도하고 있다. 오로지 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시를 생산하셨다. 이 정신은 우리 '주변인과 시' 가 지향하는 근본 정신이며 추구하는 바이다. 그래서 이번 30호 특집 탐방시인으로 모시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늘의 시인들 혹은, 시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이 보다 더 알려진 매체를 통해 등단 절차를 거치거나, 작품을 발표하거나, 시집을 출판하는 것을 마치 시인으로서의 위상이 결정 되는 것인냥 생각하고 처신하기까지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시인과의 만남은 더더욱 뜻깊다"고 덧붙였다.

이생진 시인은 "자기가 좋아서 시를 쓰는 것인만큼 에너지를 다해 작업해야 자기 생을 낭비하지 않는 것이 되며 시집을 낼 때 여건이 여의치 않으면 자비로라도 출판해 '시혼의 신진대사'가 활발히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도 놓치지 않았다.

문학철, 이한열, 김동삼, 이제향, 정소슬, 배정희, 박영봉 등 이 자리에 참석한 시인들은 각자 소장하고 있던 이생진 시인의 시집에 직접 사인을 받으며 이시인의 시와 맺은 인연을 풀어놓거나 의미있는 시를 한편씩 낭송했다.

'주변인과 시' 문학철 발행인은 "이시인이 오늘 보여준 모습은 시는 물론 삶에 대한 열정의 표현 아니겠는가"라며 "이번 만남은 시인의 참모습이란 무엇인지, 자신의 시작업에 대해 다시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주변인과 시'는 1998년 양산 통도사에서 시를 좋아하는 몇몇 사람들이 순수한 회원의 힘으로 시전문 잡지를 만들고자 뜻을 합쳐 창간호를 발행한 것이 첫 출발. '주변인' 이란 제호에서 말해주듯 등단유무에 관계없이 순수한 시 정신을 견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문학인에게 열려있는 문예지이다.

현재 30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회원들이 각출하는 회비와 정기구독자를 통해 발행경비를 조달한다. 주변인과 시는 여타 잡지들 처럼 등단을 통해 신인을 발굴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통권 29호를 발간했고 이 번 봄에 통권 30호를 발간한다.

현재 발행인은 문학철 시인이 맡고 있으며 편집주간은 노창재시인이다. 계간지의 주요내용은 회원들의 신작시와 초대시, 특집코너로 회원의 소시집과 소시집 평론, 시인을 직접탐방하여 근황과 작품을 발굴하는 "시인을 만나다" , "동인탐방" 코너가 있으며 각종 시 전문지의 시들에 대한 단상을 소개하는 "계간서평"등이 있다. /김미영기자



사진설명-시전문계간지 '주변인과 시'는 2006년 봄에 펴낼 제30호 발간 특집기획을 위해 '섬'의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생진 시인을 초청, 그의 시세계를 탐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