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dance, you can jive, having the time of your life.
- <맘마미아> 中 도나와 섬의 여성들이 함께 부른 댄싱퀸
신나는 아바(ABBA)의 음악으로 러닝타임 근 두 시간을 꽉 채운 로멘틱 코메디 뮤지컬 영화.
아바를 좋아하는 관객은 음악으로, 아바의 음악을 모르는 관객이라도 웃음 주는 내용으로 즐거웠을 영화.
영화를 본 모든 이들이 한 입으로 감탄하는, 꼭 한 번 가보고픈 마음이 들게하는 그리스 섬의 멋진 풍광과
얼굴만 봐도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개성 만점의 캐릭터들이 일상의 지루함과 삶의 고단함을 날려준 영화.
그러나 그것 뿐일까?
영화가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멋진 풍광으로 안구 정화하면서 주옥같은 아바의 음악을 즐겨라..일까?
사실 노련한 제작진은 나름 아바의 노래로 꽉 채워진 영화 틈틈이 관객에게 진지한 삶의 성찰을 요구한다.
도나에게 삶은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이고, 남자는 무엇이고, 딸은 무엇인가.
소피에게 삶은 무엇이고, 사랑은 무엇이고, 남자는 무엇이고, 아빠는 무엇이고, 엄마는 무엇인가.
자신의 인생에서 남자는 아웃이라며 쿨한 척 하지만 고장난 변기만큼 꽉 막혀버린 삶을 살아가는 도나.
결혼이 불완전한(혹은 불완전하다고 느끼는) 자신의 삶을 완전하게 해 줄 것이라 믿고있는 것만 같은 소피.
딸의 결혼이 맘에 들지 않는 엄마와 엄마의 삶이 맘에 들지 않는 딸은 그러나 자신의 무의식적 욕망의 투영.
결혼이라는 제도를 통하여 자신의 삶을 남자의 삶에 얽매어 놓으려는 딸이 못마땅한 엄마는 사실
이가 빠진 동그라미처럼, 제대로 구르지 못하고 이리저리 부딪히는 독신여성의 삶에 지쳐있어 보이고
"엄마처럼 미혼모로 살아가는 삶을 택하진 않을거야"라고 일침을 놓는 딸은 사실
사랑은 하되 제도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택한 엄마의 자유로운 영혼을 은연중에 닮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지.
<맘마미아>를 이렇게 엄마와 딸, 즉 여성의 관점에서 보기로 하면 참 보이는 것이 많은 영화이다.
그 옛날 결혼이 '제도'가 된 것은 남성이 자신의 '핏줄'을 확실히 하기 위한 방편이었음을 생각해 볼 때
아버지의 존재를 그 누구보다 절실해하던 소피가 영화의 마지막에 가서는 "누가 아버지라도 상관없다"며
도나의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섬으로써 자신의 근원을 '아버지'에서 '어머니'에게로 옮겨가는 것도 그렇고
"사실 소피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나도 모른다"라고 털어놓는 도나의 도발적인(?) 발언이나
자신의 자식일지도 모르는 소피의 존재 자체를 전혀 모르고 살아왔던 '파서블 파더(possible father)'들이
1/3쪽짜리 아버지도 감지덕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하는 것도 현대 사회의 아버지의 위치를 잘 보여준다.
도나의 두 친구 로지(결혼혐오자)와 타냐(결혼중독자)가 보여주는 희화화된 여성상 또한
뒤집어 보면 가부장사회의 남성들이 구축해 놓은 '결혼제도'에 대한 쿨한 비판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결론은 '사랑한다면 함께하라. 이왕이면 맨 앤드 와이프로' 인가 보다.
그렇게 보자니, 로지와 타냐가 도나만큼이나 '공허한' 가슴으로 살아가는 외로운 영혼으로 비춰진다.
결국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는 길은 이빠진 동그라미처럼 털털대며 굴러가는 삶이란 말인가.
이런 걸 두고 이헌령비헌령이라고 하던가. 훗.
+)
집안일 팽개치고, 걸치고 있던 앞치마를 벗어던지고, 지고가던 나무를 던져 버리고
You can dance, you can jive, having the time of your life..
You are the Dancing Queen, young and sweet, only seventeen..
목청껏 노래하며 행진하는 그녀들을 보노라니 꽉 막혀있던 그녀들의 삶을 고무압축기로 펑 뚫은 듯
갑자기 가슴이 시원해지면서, 불어나는 숫자만큼 커져가는 노랫소리의 파워풀함에 어깨춤이 나왔다.
그 순간만큼은, 그녀들은 무소의 뿔처럼 그렇게 혼자서 걸어가고 있었다.
이빠진 동그라미처럼 털털거리며 이리저리 부딪치지 않고, 곧고 씩씩하게.......
글과사진출처 http://blog.daum.net/to_myself/6600461
http://blog.daum.net/to_myself 냉정과열정사이님 블러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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