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의자를 위한 저녁기도
정호승 그동안 내가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나무가 되기를 더이상 봄이 오지 않아도 의자마다 싱싱한 뿌리가 돋아 땅속 깊이깊이 실뿌리를 내리기를 실뿌리에 매달린 눈물들은 모두 작은 미소가 되어 복사꽃처럼 환하게 땅속을 밝히기를 그동안 내가 살아오는 동안 앉아 있었던 의자들은 모두 플라타너스 잎새처럼 고요히 바람에 흔들리기를 더이상 새들이 날아오지 않아도 높게 높게 가지를 뻗어 별들이 쉬어가는 숲이 되기를 쉬어가는 별마다 새가 되기를 나는 왜 당신의 가난한 의자가 되어주지 못하고 당신의 의자에만 앉으려고 허둥지둥 달려왔는지 나는 왜 당신의 의자 한번 고쳐주지 못하고 부서진 의자를 다시 부수고 말았는지 산다는 것은 결국 낡은 의자 하나 차지하는 일이었을 뿐 작고 낡은 의자에 한번 앉았다가 일어나는 일이었을 뿐
Reasons to leave / Kate Purcell
잔잔한 평온을 주는 아일랜드 음악 / Kate Purcell
너무나 아름답고 맑고 청순한 소리를 가진 케이트 퍼셀(Kate Purcell)의 노래는 아일랜드의 음악적 전통과 맞닿아 있으며 아일랜드의 향수와
아련한 어린 시절의 동경, 그리고 아름다움을 들려준다. 그녀의 맑고 투명한 목소리는 아일랜드 음악을 담아내기에 적당하며 주로 백파이프,
기타, 피들등의 반주로 부르는 그녀의 노래에는 고풍스러운 풍부한 정감과 선율이 담겨있으며 눈물이 솟아오를 듯한 애틋함과 그리움이
가슴을 적시는 듯 하다.
Kate Purcell [Shadow of You](Dream, DR CD 005, 2002)
아일랜드의 클레어(Clare) 지역에서 활동하는 여성 아티스트 케이트 퍼셀의 두 번째 정규 앨범이다. 아일랜드의 지도를
펼치면 클레어 지방이 아일랜드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고 실제로 심장지대(Heartland)라고 불린다. 이런 지리적 배경을 볼 때 이 지방
출신의 아티스트의 음악이 아일랜드 음악 문화의 ‘진국’을 담고 있을것이라는 점은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즉, 기타가 이끌고 보우란
(아일랜드의 북)이 받쳐주는 사이사이로 백파이프와 바이올린과 휘슬이 등장한다. 물론 편곡이나 프로듀싱이 전통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사운드가 질박한 맛을 더 강하게 했으면 좋았을것이라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소리가
매우 매끄럽다. 그렇지만 현대적으로 윤색된 속에서도 아일랜드 특유의 정서를 느끼기는 어렵지 않다.
일단 앨범 수록곡 가운데 절반 정도가 전통 음악으로 채워져 있고, 그 가운데 두 곡 Ar Eireann Ni Neosfainn Ce Hi와 Slan Abhaile
은 영어와 게일어 가사로 부르고 있다.
전통 민요, 즉 아이리시 트래디셔널이 아니라 새롭게 창작된 곡, 즉 아이리시 컨템퍼러리(Irish Contemporary)의 경우도 팝송의 후렴구의 역할은
절제되어 있다. 하지만 Lullaby나 once I Loved 등은 20년전 쯤 에밀루 해리스나 제니퍼 원스가 부른 컨트리 곡처럼 들려서 앨범에 탄력을 주고 있다.
Love Me Tender의 기원이 되는 곡인 Nora Lee도 흥미롭다. 그리고 어떤 경우든 아일랜드산(産) 음악 특유의 슬픈 정조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신기하다. 앨범 타이틀곡 Reasons To Leave이 그녀의 최고의 히트곡이라는데
여기서는 웹에서 많이 알려진 13번트랙 Slan Abhaile을 타이틀로 했다,,,청순한 음색의 케이트 퍼셀의 음악과 함께 평안하신 시간들 되시길...
[출처] 잔잔한 평온을 주는 아일랜드 음악 / Kate Purcell (ilmok) |작성자 guroti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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