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쳐버리고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
40년간 섭섭했던 할머니의 항변
"빵 한 조각을 앞에 두고 앉으니 가난했던 시절이 생각나는구료“
금혼식이 끝난 저녁, 할아버지의 이 말에 할머니는 지난온 일을 회상하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잠시후 할아버지는 할머니에게 빵의 제일 끝부분을 잘라 내밀었습니다. 지난 40년 동안 늘 그래왔듯이...
그런데 바로 그때 할머니가 갑자기 얼굴을 붉히며 몹시 화를 냈습니다.
"당신은 오늘 같은 날에도 내게 두꺼운 빵껍질을 주는군요.
난 40년을 함께 살아오는 동안 날마다 당신이 내미는 빵 부스러기를 먹어 왔어요. 그동안 당신에게
늘 그것이 불만이었지만 섭섭한 마음을 애써 참아왔는데... 하지만 오늘같이 특별한 날에도 당신이 이럴 줄은
몰랐어요. 당신은 내 기분이 어떨지 조금도 헤아릴 줄 모르는군요."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태도에 할아버지는 몹시 놀란 듯 한동안 머뭇거리며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할머니가 울음을 그친 뒤에야 할아버지는 더듬더듬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진작 얘기해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난 몰랐소. 하지만 여보.
바삭바삭한 빵 끄트머리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었소..."
2003.11.24 ⓒScience Times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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