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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오진국]11월을 보내며

by 진 란 2007. 12. 3.
 

 

11월을 보내며
2007 Daniel's Digital Artworks(1967)
Original Image size 6000 x 4600 Pixel(79.0M) Resolution 300dpi, RGB Mode, JPEG Format.

 
  11월-November....
가을의 끝자락에서 바라보는 만추는 그리 황홀하지도, 찬연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안톤쉬냑'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의 싯귀처럼 황량하게 구르는 낙엽의 모습
에서 전해오는 애잔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러한 마음 속 깊은 박동의 기저에는 화려하
고도 화려했던 지난 날들에 대한 연모의 정이 '필터'처럼 '오버랩'되기 때문에 대비가 된다.

  찬연했던 시절을 뒤로 하고 스러져가는 또 하나의 계절은 심연까지 드리운 조약돌의 파문이
거나 모든 것을 체념한 초월명상의 형상과 닮았다. 다 내재하고 있음에도 드러내지 않는....

 

  꽃바구니 하나 가득한 꽃들의 표정은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열차에 탄 연인들의 그것처럼
서로 다른 차창을 내다보며 자신만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빛을 발할 뿐, 아무 말이 없다.
아니 말이 필요치 않다. 어디쯤 가야 수은등 차가운 불빛의 작은 간이역이 보일 지 모르나 분
명한 것은 이 작은 협궤열차가 齒車의 그것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내달음하고 있다는 사실
과 가쁜 고갯길을 오르면 녹슨 굉음과 함께 호흡이 가파라진다는 것이고 이윽고 내려야 할 종
착역이 있다는 것이다.
 
  11월은 그렇게 달음질하며 바로 엊그제 같은 한 주일을 또 허비하는 속도감으로 스산한 마음
에 연신 매퀘한 연기를 뿜어대며 군불을 떼웠다. 장작도 그리 얼마 남지 않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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