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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나, 논네 같아?

by 진 란 2007. 10. 6.
가을에 부르고 싶은 이름

가을은 또 다른 신의 이름
가을은 신이 가지고 온 마지막 선물
풀잎 끝에 오롯이 맺힌 이슬 속에서
누군가의 순수가 어린 그림자로
꿀벌처럼 가을을 빨아 먹고 있습니다

곱게 물든 산새들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하여 온갖 형용사로
그림을 그리는 당신은 이 가을에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로 떠난 빨간 새들
갈매기와 노닐다가 역겨워 지친 날개를 퍼덕이며
가을 풍광에 서 있는 당신은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골짜기마다 산의 울음이 쏟아지는 맑은 물
시린 발 움켜쥐고 무심코 흘러가는 구름을 잡아
여기가 천국이라고 말하고픈 당신
그 이름을 부르고 싶습니다

신이 가지고온 마지막 선물
이 세상에 이 것 하나밖에 없다고
하늘에다 지워지지 않는 일기를 쓰는 당신은 
진정 내가 부르고 싶은 이름입니다.
시집 '별과 사랑과 그리움' 에서 
                                                  

누군가의 시집에서 발췌한 모양인데 작자의 이름이 없다.
나중에 검색해보아야지 하고 그냥 가을 아침 좀 텁텁한 마음으로 올려둔다.
오늘 오후에 시우주시낭송회가 있다
어제 올라온 시화집을 보니 내 시의 연이 영 엉망으로 띄어져 있어서 
내가 보낸 메일에도 그런가 하고 살펴보니 거긴 제대로 보냈다
시를 옮길 때 드래그하면서 무언가 잘못 된 모양인데
원고와 대조작업을 하지 않고 올려서 만든 모양이다.
전에도 잘못 인쇄되어 나왔을 때 기분이 영 그랬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렇다.
나도 나이들수록 차분해지는게 아니라 더 덜렁거리는 탓에
실수가 많아지고 있지만 이런 것을 여러 번 보면서
정말 대중에게 나가는 대외적인 것인데 정신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생각을 고치고 퇴고를 좀 한 연후라서 오히려 잘되었다 싶어
내가 인쇄를 따로 몇장 해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제는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잤고 오늘 아침 아이를 깨우면서
인쇄를 하려고 하니 뭐가 잘 안된다.
뭐가 안맞는 모양인데 이런 때 컴맹인 것이 부끄럽고 짜증나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신경질을 내고 있으니 작은 애가 보더니
엄마 또 뭘 만졌지요? 만지지 말고 그냥 프린트 작업을 하셔야죠
그러더니 무엇을 클릭해서 지우고 어쩌고 하더니 그래도 안된다고 화를 낸다.
우-쑤-ㅣ~ 나 진짜 아무 것도 손대지 않고 그냥 인쇄 눌렀는데 안되는걸
짜아식- 지가 뭘 손댄거지 내가 이 프린터기로 인쇄를 한두번 하나? 참내...꿍얼꿍얼~
야-야야-너 학교 늦겠다 빨랑가...........(아휴......증말 꼭 필요할 때에 이 무슨...)
아무리 마음 삭힐려고 해도 이건 정말 짜증이 자꾸 올라온다.
애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마침 토요일이니) 다시 찬찬히 살펴보고 해달라고 해야지
나 정말 이젠 노인네 다 됐다. 차라리 새됐으면 날아가버리기나 하지.
나이 들수록 중후하고 우아해야 하는데 배우는게 아들들 속된 말짓거리 흉내내고
성질머리는 더 급해지고 남의 허물은 자꾸 마음에 캥기고 이러니 논네지 
아이고. 옹색하여라.
J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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