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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風景

신계행의 가을 사랑

by 진 란 2007. 9. 24.

    바람은 가을 곁에서 조석으로 파리하게 서성이다가 서늘한 얼금뱅이 가슴으로 누웠다 덫 문을 열면 낯익은 골목 여름내 키 큰 풀들이 흘러간 세월을 묻고 돌아눕는다 여름은 마지막 유언처럼 찬연하지 않아 자분히 스미는 햇살에 넋을 불러 머뭇거리다 서글픈 정사에 목을 놓아도 서먹서먹하고 착색된 햇살을 지울 수 없음은 시간의 무심한 애혼(愛魂)의 저림으로 유연히 흐르는 계절의 공존 앞에 서글픈 배 따라기 사랑은 이유 없이 찾아와 흐느낄수록 이유 없는 사랑을 강요할 수 없는 세상의 변리(邊利)로 떠도는 우리들의 만남과 이별 강나루 젖어가는 노을의 흔적에 갈 숲이 서걱이는 핏대를 세우고 여린 옥타브로 높낮이가 다른 헤진 복장으로 하냥 가을이 오고

     

    -<작자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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