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 갓날 갓적 호랑이가 담배 피우고 까막까지 말할 적에로 시작을 들어가니 시작부터 재미있나보다.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남매가 집에 남아서 호랑이와 싸워 이기는 이야기이다.
남매가 방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데 호랑이가 나타났다. 첫번째는 문을 드드득 드드득 긁어서 바늘을 문틈에 꽂아나서 호랑이를 이기고 두번째는 호랑이가 바깥 아궁이로 몸을 들이밀고 굴뚝을 넘어 들어오려한다.
"너희들 같으면 어떡해 하겠니?"
"호랑이가 아궁이에 들어갔으니까 그 사이에 바깥으로 나가서요, 아궁에 불을 지펴서 호랑이를 타죽게 해요."
"굴뚝을 막아요. 못넘어 오게요."
"굴뚝에 연기를 피워서 메워가지고 못오게 해요."
"굴뚝에 뚜껑을 덮어요."
아이들이 많은 말들을 하고 아궁이를 그리고 굴뚝을 설명해줬는데 잘 생각이 나지않는다.
두번째 아이들이 상상을 해서 뒷이야기를 발표를 하고 나면 아이들은 뒷이야기가 어떻게 이어지나 궁금해서 자꾸 그만 발표하고 빨리 뒷이야기를 들려달란다. 아이들이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 한다는 것은 듣기를 더 적극적으로 한다는 거다. "남매가 한 일은 젖은 짚단에 불을 붙여서 굴뚝에 넣은거야. 젖은 짚단에 불이 붙으니 연기가 사방팔방에 진동을 하지."그러면서 젖은 짚단이었다는 것을 강조해주고 젖은 것이라야 연기가 많이 난다는 걸 아이들에게 설명해준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단어 하나도 신경을 써가며 자세히 듣는다.
그러면서 누가 맞혔다고 손가락으로 그 친구를 가르치고 그 친구는 으쓱 기분좋은 표정을 짓고
호랑이는 매캐한 연기땜에 아궁이에서 나와 이번엔 지붕으로 올라간다.
"왜 호랑이가 지붕으로 올라갔을까요?"
"초가지붕을 뜯어내서요 아이들 있는 방으로 내려가려고요."
"지붕에서 쿵쿵 뛰어서 지붕을 부셔서 방으로 들어가서 남매를 잡아먹으려고요."
"파파박박 지붕을 치면 남매가 깜짝 놀라서 밖으로 나올테니까 그때 잡아 먹으려고요."
"지붕에 불을 지르면 남매가 놀라서 뛰쳐 나올테니까 그때 잡아 먹으려고요."
아이들이 발표를 할때 알기는 아는데 자세하게 발표를 못하면 교사가 그 이야기를 도와주면서 완성된 문장으로 같이 만들어간다. 이건 말로 글쓰기 지도를 하는 것이다.
"파파박박 지붕을 치면 지붕이 소리가 나면서 무너질테니까 아이들이 무서워 놀래서 뛰쳐나오면 그때 잡아 먹어요."라고 말한 아이같은 경우 교사는 "아, 그렇구나. 그러니까 천둥치듯 엄청나게 큰소리로 몸을 던져서 지붕을 부수려고 하면 아이들이 겁에 질려 밖으로 뛰쳐나온다는구나."
그러면서 아이들에게 흉내내는 말을 사용하거나 꾸미는 말을 넣어서 말을 해야 재미있고 실감난다는 걸 알게 해준다. 아이가 말한 것도 교사가 다시한번 정리할 때 아이 말을 그냥 한번 들려주고 다음엔 꾸미는 말등을 넣어 더 실감나게 아이 말을 들려주면 아이들은 웃고 재미있어 하며 상상을 더 잘하게 되고 이야기를 흥미있게 즐기게 된다.
"지붕이 왈각달각하더니 천장에 구멍이 뻥 뚫리면서 호랑이 다리가 쑥 내려와. 호랑이가 지붕에 구멍을 뚫어 놓고 한쪽 발을 디디려고 밑으로 내려오는거지."
"어떡하면 좋아. 얘들아, 너희들 같으면 어떡할래? 큰일났어. 호랑이 발이 이따만하게 큰 발이 천정에서 쑥 내려왔어. 아이 무서워. 어떡하지?"하면서 교사가 몸짓과 말로 상황을 과장되게 표현하여 상상력을 자극한다. 아이들은 눈이 반짝반짝해져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생각할 시간을 두고 발표를 시켜야하는데 오늘 그러지를 못했다. 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손이 번쩍 올라간 아이들이 한 두 아이가 아니라서 나도 모르게 그만 바로 발표에 들어간다.
"발가락을 간지럽혀서 못내려오게 하면 되지요."
"호랑이 발에 불을 지펴요."
"어떻게 불을 지펴요?"
"성냥으로 불을 붙여 가지고요."
"성냥이 어디 있어요? " 아이들이 옛날이라서 성냥이 없단다.
그러자 이 아이는 바로 "감자 구워먹던 화로에서 불을 가져와서 호랑이 발에 불을 갖다 대면 뜨거워서 못내려오게 되요." 이런다. 와! 아이들의 상상력이란 재미있다.
"바늘로 콕콕 찔러서 못내려오게 해요."
"호랑이가 지붕에 있으니까 문을 열고 나가서 아궁이에서 불을 가져다가 호랑이 발을 태워버려요."
" 호랑이가 발을 밑으로 내리느라고 정신이 없을테니까 지붕으로 올라가서 나무판으로 호랑이 머리를 아주 세게 내려쳐서 호랑이를 잡아 죽여요."
"화롯불을 옮겨와서 호랑이 발 있는 곳으로 가져다 놓고 호랑이 발을 힘껏 잡아 당겨서 엉덩이가 화롯불에 떨어지게 해서 호랑이를 잡아요."
아이들이 손이 내려가지가 않는다. 다른 녀석들은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자며 아우성이다. 그래 여기에서 대충 끊고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데 남매가 호랑이 발 밑에 구운 감자를 놔누니 호랑이 다리가 오르락 내리락 방아찧듯해서 호랑이도 잡고 좁쌀로 찧었다는 이야기이다.( "에구 에구 우스워라. 호랑이가 방아를찧네." 무서운 것도 잊어버리고 재미있어서 깔깔 웃어단다. 우리반 아이들도 깔깔깔...)이 이야기는 아이들의 심리가 잘 나타나있다. 호랑이에게 잡아 먹힐려는 절대절명의 위기 상황인데도 아이들은 호랑이 발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모습을 놀이로 받아들인다는 거다. 아이들에게 이 부분을 들려줄 때 손을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들려주니 우리반 녀석이 그런다.
"손이 틀렸어요. 선생님 손은 오르락 하면서 손은 내려갔어요." 난 너무 웃겨서 깔깔 웃고 아이들도 웃고..
손과 말이 똑같이 올라가야되는데 손은 내려오고 말은 오르락했다니 아이의 놀라운 관찰력에 난 다시 한번 뒤로 넘어간다. 난 놀이로 접근하기 위해 몸짓으로 실감나게 이야기 들려주는데에만 신경을 썼는데 아이는 말과 손이 다르다니. 하하하..
아이들은 노는 존재라는 걸 다시 느낀 옛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다시 수업하게 된다면 호랑이가 가는 곳까지 열어봐도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장면을 그림그리듯 설명해준 후 호랑이가 어디로 갈지까지 상상해보게 해도 좋겠다. 첫번째는 그냥 읽어 주고 두번째부터 아궁이라고 알려주지않고 지붕이라고도 말하지않고 수업을 해보면 더 많은 상상을 아이들이 해볼 수 있겠다. 상상의 폭을 넓혀줘야 아이들이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어서 드는 생각이고 상상을 잘하기 위해서는 장면의 묘사를 실감나게 해주어야한다. 아이들에게 아궁이로 호랑이가 들어간 장면에서는 칠판에 그림을 그려 아궁이와 굴뚝의 관계를 설명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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