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란 2011. 10. 2. 11:18

란蘭

 

진란

 

 

 

 

저 서늘한 바람이 들어오는 길을 열기 위해

백팔염주를 돌리듯 버티컬의 구슬을 조심스레 잡아내린다

아, 오시는가, 먼 길 돌아서 조심스레 한 발자국씩

눈먼 꽃 어느 때 피고 졌는지 모를 즈음에

모서리 돌아서며 한 자락 한 자락 가녀린 떨림으로

숨을 멈췄다

해맑게

떨어진

눈물 한 점

젖은 눈 높이 들어 바람에 말리는 정결한 처녀처럼

어딘가 푸른 옷자락 사그락대며 걷고 있을

아, 미세한 향香, 수壽였을 걸

하이얀 꽃잎의 나부낌, 호올로 서서 오래오래 기다리는,

붉은 마음 멈추다가 나아가다가 호올로 지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