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노는 숲

겨울 예감

진 란 2011. 10. 2. 10:53

겨울 예감

 

진란

 

 

 

상강 지난 무서리 밤새 내리고

감싸안은 들녘 정가로운 날

잔기침하던 가랑잎 fall-fall

뛰어내린 가지는 하늘 향해 손 모으고

오롯한 감사로  남실대는

느티나무 빈 터,

가을 햇살에 곶감 말리는 한낮이다

붉어지다  바스러지는 담쟁이 넝쿨 아래

가을 꽃떼 흰 바람결에 홀씨 날리고

서리맞은 홍시 골 붉어지는데

감춰진 그 풍경 뒤로

바람에 떠밀려  휩쓸려 살진 않았는지

여물수록 고개 숙이는 알곡처럼

가을걷이에  부끄러울 일은 없었는지

어스름 회색의 그림자 하나

빈집에 숨을 죽이고 들어앉는다